오로라월드의 각종 완구제품 소개(홈페이지)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정부-여당의 이번 정기국회내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 움직임에 따라 보유 자사주를 그 전에 어떻게든 처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요일인 지난 7일에는 오로라월드와 인텍플러스 두 상장기업이 또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을 의결했다.

인텍플러스는 보유 자사주 전량을 처분하는 것이다. 또 오로라월드는 자사주 EB 발행과 함께 대교 및 동연기연과의 자사주 맞교환도 의결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릭터 디자인 및 완구 제조 코스닥 상장기업인 오로라월드는 보유 자사주 중 65만5105주(지분율 6.09%)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7일 의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 회사가 처음 발행하는 교환사채다.

사채 발행액은 170억원, 청약 및 납입일은 오는 17일이며, 교환가액은 주당 25950원으로 이날 종가보다 15% 할증된 금액이다. 금리는 0, 만기는 2030년이며, 오는 18일부터 교환청구가 가능하고 30개월 후부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도 가능하다. 삼성증권 등 7개 증권사가 인수한다.

오로라월드의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공시


오로라월드는 EB 발행과 함께 이날 대교 및 동인기연과의 자사주 맞교환도 의결했다. 맞교환 예정일은 EB 발행일과 같은 오는 17일이다. 대교에게 자사주 20만주를 주당 22565원에 처분하는 대신 대교 자사주 225만3120주(2.16%)를 주당 2003원에 받는 방식이다. 처분 액수는 양사가 동일하게 45.13억원이다.

대교의 이 맞교환 전 보유 자사주는 보통주의 경우 1756만5천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0.7%에 달했다. 기타주식 자사주도 565만2913주에 이른다. 자사주가 상당히 많은 기업들 중 하나다. 대교는 이 맞교환에 앞서 지난달 2일 196만15주의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도 발행한 바 있다.

오로라월드는 또 동인기연에 자사주 76841주를 주당 22450원에 넘기고, 동인기연 자사주 12만3840주(2.02%)를 받기로 했다. 처분액수는 양사 공히 17.25억원이다.

오로라월드와 대교, 동연기연 3사간 자사주 맞교환 관련 공시중 일부


3사는 자사주 맞교환의 이유로,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지속적인 사업협력관계 구축이라고 밝혔다. 서로 사업상 연관성이 많아 협력을 더 강화하기위한 목적으로 자사주를 맞교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3사 모두 자사주가 많은 기업들이고, 이전까지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이나 맞교환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전 자사주를 여러 용도로 처분해 버리려는 목적이 강해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대교와 오로라월드, 동인기연 3사는 주식 맞교환으로 취득한 주식에 대해 원칙적으로 1년의 처분금지 기간을 설정하고, 상대방 회사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위한 목적의 행위를 하지 않기고 약정했다고 밝혔다.

상대 회사의 경영권 분쟁 발발시 우호지분 역할을 안한다는 약정이다. 1년의 처분금지 기간은 언제든 3개월 전 사전 서면통지 및 상호합의를 통해 해지 가능하고,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1년 단위로 연장된다고도 설명했다.

오로라월드, 대교, 동연기연 간에 맺은 특이약정 관련 공시


반도체 등의 외관검사장비 전문제조 상장기업인 인텍플러스도 이날 보유 자사주 전량인 66만1773주(5.14%)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제5회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의결했다. 발행액은 주당 17607원, 116.5억원이며 교환가액은 20% 할증된 금액이다.

납입일은 오는 17일이며, 채무상환용 발행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0에 3년후부터 풋옵션, 1년 후부터 콜옵션(발행사의 조기상환청구권) 조건이 각각 붙어있다. 교환청구는 내달 1일부터 가능하고 특이하게 교환가격 조정(리픽싱)은 없다는 조건도 붙어있다. 한국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와 신한은행, 기술투자조합 등이 나누어 EB를 인수한다.

이 회사도 기 발행 전환사채 조기상환 대비용이라고 발행 목적을 밝혔지만 보유 자사주를 이번에 전량 처분하는 것으로 보아 자사주 소각 의무화 회피 목적도 있어 보인다.

자사주 기반 EB 발행을 사실상의 ‘자사주 꼼수 탈출’로 보고 금융감독원이 자사주 EB 공시요건을 크게 강화한 지난달 20일 이후 이렇게 하루에 2개사가 자사주 EB 발행을 의결한 것은 처음이다.이에 따라 지난 8월 이후 지난 7일까지 자사주 기반 EB 발행을 의결한 기업은 모두 53개사에 달한다. 지난달 20일 이후 발행 의결기업은 모두 10곳이다.

인텍플러스의 자사주 처분 공시


한편 이날 아세아(11494주, 40억원), 아세아시멘트(41만9112주, 50억원), 셀로맥스사이언스(18만4천주, 12.6억원) 등 3사는 보유 자사주 중 일부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정부-여당의 희망대로 자사주를 원칙대로 소각하는 기업도 이날 한꺼번에 3개에 달한 셈이다.

반면 흥아해운은 보유 자사주 전량인 16만57주(0.06%)를 주당 1669원, 2.67억원에 아예 시장매도하겠다고 공시했다. 매각예정일은 오는 8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다. 처분 목적은 경영상 목적 달성이라고 밝혔다.

보유 자사주를 장외매각이나 소각, 교환사채 발행, 임직원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처분하는 기업들은 많았으나 이렇게 노골적으로 장내매각하는 사례는 지난 8월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자사주 처분량이 많지 않아 시장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