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콘텐츠 IP 관련 코스닥 상장사인 버킷스튜디오가 경영권 매각 대상자를 두달 만에 엘케이에스파트너스에서 와비사비홀딩스라는 SPC(특수목적법인)로 바꾸고 주식양수도계약까지 지난 24일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버킷스튜디오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간접적 2대주주여서 지난 6월 경영권 공개매각 방침을 밝힐 때부터 기업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26일 버킷스튜디오가 공시한 최대주주 변경 수반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르면 양수도 주식수는 기존 대주주들인 이니셜1호투자합(32.75%), 비덴트(4.23%), 강지연 대표(0.02%) 등이 보유하던 지분 37%(5122만3106주)를 와비사비홀딩스가 전량 인수하는 내용이다.
매각 가격은 주당 4685원, 2400억228만7810원이며 내년 2월27일 잔금 납부가 완료되면 경영권이 변경된다.
새 최대주주가 될 와비사비홀딩스의 현재 최대출자자는 코리아히트(77.78%)이나 추후 자금 납입 등에 따라 최대출자자가 변경될 예정이며, 개선계획의 일환으로 와비사비홀딩스는 인수 주식을 3년간 보호예수할 예정이라고 버킷스튜디오는 밝혔다.
와비사비홀딩스는 이달 중 새로 설립된 SPC로, 기업인수 및 투자, 경영관리 등이 주요 사업이며, 현재 자산과 자본총계는 각각 90억원이다. 현재 최대 출자자라는 코리아히트는 감사보고서가 아직 공시되지 않는 기업이다.
세종중입자치료센터 건립을 위해 한양대병원, 차병원 등이 출자한 코리아히트라는 기업이 있기는 하나 이 기업이 와비사비홀딩스 최대 출자자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아직은 자세한 정체가 확인되지 않는 기업들이다.
실제 매각이 이루어질지는 내년 1월15일 2차 계약금 140억원과 2월27일 잔금 2160억원을 제대로 내는지를 확인해봐야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버킷스튜디오는 이날 또 신주 408만4968주(총발행주식의 2.95%)를 발행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운영자금 200억원을 따로 조달할 예정이라고도 공시했다. 기준주가 821원에 신주발행가는 4896원으로 할증율이 496%에 달한다. 이 증자의 납입일도 주식양수도계약과 같은 내년 2월27일이다.
이 증자 신주를 전액 인수하는 곳도 와비사비홀딩스다. 와비사비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시급한 운영자금 200억원 지원 목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인수 단가나 신주발행가 모두 기준주가의 5배 가까이 되는 것은 버킷스튜디오가 빗썸의 2대주주란 점을 감안한 인수 프리미엄으로 보인다.
버킷스튜디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지난 10월26일 엘케이파트너스로 공시된 바 있다. 엘케이파트너스는 중소 제약사 한국파비스알엔디 컨소시움이 주축이 된 SPC로 당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스위치원으로 바꾼다는 공시가 있었다. 스위치원은 환전 전문 온라인플랫폼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킷스튜디오는 스위치원이 입찰보증금을 납입한 주체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에 법률자문사로부터 적격성 검토를 완료한 법인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치원 및 그 컨소시움은 버킷스튜디오 인수계약 체결을 위해 SPC 와비사비홀딩스를 설립한다고도 당시 공시했다. 10일 만에 와비사비홀딩스의 최대출자자도 스위치원 및 그 컨소시움에서 코리아히트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버킷스튜디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교체 관련 지난 16일 공시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우선협상대상자 엘케이파트너스와 현재 인수계약 체결기업 와비사비홀딩스는 서로 다른 SPC로 추정되나 확실치 않다”라며 “와비사비홀딩스나 그 투자자라는 스위치원, 코리아히트 등의 실체도 현재 불분명해 이 인수계약이 제대로 실행되는지부터 지켜볼 도리 밖에 없다”고 말했다.
버킷스튜디오는 현 최대주주인 이니셜1호투자조합이 2023년 횡령·배임 의혹에 휘말리며 감사의견 거절 위기에 몰렸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공개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 현재도 주식매매거래 정지상태다. 이런 이유에서 M&A 과정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압박 속에서 비교적 엄격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버킷스튜디오가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이고, 인바이오젠은 다시 비덴트의 최대주주다. 비덴트는 빗썸의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2대주주로, 결국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버킷스튜디오 경영권을 확보하면 사실상 빗썸의 2대 주주 지위를 간접적으로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빗썸홀딩스의 현 최대주주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지배하는 DAA로 지분율 34.2%이며, 2대주주 비덴트가 30%다.
하지만 빗썸홀딩스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기업의 지분도 이 전 의장과 김병건 BK그룹대표가 각각 50% 및 49.99%로 나눠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양 측은 오랜 기간 소송을 벌이며 여전히 갈등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버킷스튜디오를 누가 인수하는지에 이 전 의장 측도 크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 전 의장 측이 아예 버킷스튜디오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거나 김병건 대표 또는 강종현씨 쪽 자금이 버킷스튜디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점들 때문에 현재의 버킷스튜디오 공개매각은 주목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버킷스튜디오 대표이사는 한때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이정훈 전 의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강종현씨의 여동생 강지연씨다. 강 대표는 계열사들인 인바이오젠과 이니셜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 현 최대주주 이니셜1호투자조합(32.75%)의 최대주주는 이니셜(51%)이고 이니셜 최대주주는 강지연 대표(100%)다. 강지연-강종현 남매가 사실상 현재 버킷스튜디오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