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같은 국내 금융사의 ‘손쉬운 이자놀이’를 비판하면서 전 금융권이 다시 긴장모드에 들어가 있지만 신한금융그룹은 작년부터 이와 결을 달리하는 각종 상생금융 프로젝트들을 이미 가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9월부터는 신한저축은행 중신용 고객들을 신한은행으로 이동시켜 신용 개선과 금융비용 감면을 지원하는 ‘브링업(Bring-Up) & 밸류업(Value-U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6월부터는 약 580만명의 신한은행 고객들의 숨겨진 자산을 찾아 가치를 높여주는 ‘파인드업(Find-Up) & 밸류업(Value-Up)’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신한은행 고금리부담 고객들의 금리를 크게 낮춰주는 ‘헬프업(Help-Up & 밸류업(Value-Up)’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모두 서민과 소상공인 등의 실질적인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상생금융 사업들로, 이 대통령 발언 훨씬 이전부터 본격화된 것들이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그룹의 대출채권 이자수익은 올들어 이미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는 이자이익 증가율에 비해 비이자이익 증가율이 훨씬 더 커지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브링업, 파인드업, 헬프업 소개


30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작년 9월 시작된 ‘브링업(Bring-Up) & 밸류업(Value-Up)’ 프로젝트는 신한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의 우량거래고객을 보다 낮은 금리의 신한은행 ‘신한상생 대환대출’로 전환해 고객의 금융비용 절감과 신용도 향상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신한저축은행은 이미 2013년부터 은행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저축은행’간 연계 형식의 연계대출을 실시해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일방향’이었던 금융지원을 저축은행에서 은행으로의 고객 이동도 가능한 ‘쌍방향 선순환구조’로 만들었다는게 특징이다.

저축은행 고객도 은행 고객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위해 신한저축은행은 내부 운영 체계를 혁신하고 고객 선별부터 대환 실행까지의 프로세스를 전면 디저털화했다.

그 결과 지난 6월17일 기준 모두 574명의 고객에게 102억원의 대환대출 실행 실적을 올렸다고 신한금융은 밝혔다. 이 ‘신한 상생 대환대출’을 이용한 574명의 고객은 평균 4.8%포인트의 이자절감(누적 고객이자경감액 약 9.8억원) 효과는 물론 신용등급 향상 도움도 받았다.

신한은행의 비이자수익 급증


이달부터 가동된 ‘헬프업(Help-Up & 밸류업(Value-Up)’ 프로젝트는 신한은행 고금리 가계대출 고객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금리가 두 자릿수 이상인 모든 기존 가계대출의 금리를 한 자릿수로 인하하고, 신규 서민신용대출의 경우도 조건없이 금리를 1%포인트씩 인하해주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신한은행 창업기념일이자 신한금융그룹 출발점인 ‘7월7일’을 맞아 그룹의 미션인 ‘미래를 함께 하는 따뜻한 금융’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시작됐다. 신한금융 측은 “고객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Help-Up) 자산 가치를 높여(Value-Up) 지속가능한 소비생활을 지원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10% 이상 금리를 한자릿수로 전부 낮춰주는 조치는 은행권 최초다. 지난 6월 말 현재 10% 이상 금리가 적용되는 가계대출 고객의 금리를 만기까지 최대 1년 간 한 자릿수로 인하해준다. 고객들이 은행을 별도 방문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일괄 인하조치해준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은 이 조치로 수혜가 예상되는 고객은 모두 약 4만2천명, 대출금액은 약 65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달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신규 취급되는 모든 새희망홀씨대출(서민신용대출)은 산출된 금리에서 전부 1%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주기로 했다. 고객 수로는 약 3만3천명, 대출금액은 약 3천억원이 될것으로 신한금융은 추산했다. 고객들이 절감할 금융비용은 100억~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계열사인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도 각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같은 취지의 프로젝트를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의 대출채권이자수익 감소


‘파인드업’은 숨겨진 고객 자산의 활용기회를 찾아 안내해주는 고객 자산가치 상승 프로그램이다. 신한은행은 만기 예적금 미해지 계좌(약9천좌) 및 장기간 입-지급 미거래 유동성 보유계좌 보유 고객 약 128만명에 대해 이달부터 자산관리 안내를 시작했다.

신한카드는 카드론 금리인하 요구 대상자에 대한 금리 자동감면(약 13만명), 소멸예정 포인트 안내서비스 확대 실시(약 40만명)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처음 ISA’ 계좌의 위탁예수금 잔액을 고수익 RP로 자동매매 시행해주고, 고객 세제상품별 맞춤한도 안내 및 리워드 이벤트 실시로 약 18만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기가입 고객들 중 약 96만명을 대상으로 보험료 할인, 환급, 보너스 적립 등 수혜대상 안내를 실시 중이다.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상의 각종 지원프로그램을 이미 가동 중인 신한은행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새출발기금 및 배드뱅크를 활용해 추진하는 채무 감면, 장기연체채권 매입 및 소각 등 각종 금융 취약계층 대상 정책들에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은 “신한금융의 계속된 상생금융 프로젝트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고객의 미래 금융여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함께 성장하자는 전략”이라며 “신한금융은 ‘고객 신용을 높이고(브링업) 숨겨진 자산가치를 찾아(파인드업) 경제적 자립을 돕는(헬프업) 상생금융’을 단계적으로 지속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잠정실적 요약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내 금융기관들도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며 금융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이 금융권 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계 대출을 줄이는 대신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대출이나 미래 산업 등에 대한 투자에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나서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찌감치부터 이같은 각종 이자감면 정책을 실시해온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잠정영업실적을 보면 이런 노력들이 각종 수치에 이미 부분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 로고


신한금융 주력기업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부문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에 그친 반면 각종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부분 이익은 66%나 급증했다. 그룹 전체로 따져도 이자부분 이익은 올 상반기 1.4% 증가에 그친 반면 비이자부문 이익은 4.2%나 증가했다.

특히 그룹 대출채권 이자수익은 올 상반기 10조772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1조1530억원에 비해 3.4% 감소했다. 물론 전반적인 금리하락의 영향이 크지만 이같은 각종 금융상생프로젝트의 영향도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자부문 이익 증가가 크게 둔화됐음에도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전체 경영실적은 더 없이 양호했다. 올 상반기 연결 당기순익은 3조374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대비 10.6%나 증가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총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모두 작년 말 대비 상승세를 지속했고, 그룹 전체 위험가중자산(RWA)은 환율하락 영향과 수익성 중심 그룹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전년 말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반기 6천억원을 포함한 올해 전체 자사주 취득규모 1조2500억원 등도 신한금융 사상 최대규모의 주주환원이다. 금융상생과 그룹 수익성-자본적정성-주주환원 등이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달성할 수 있는 개념 임을 신한금융 실적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