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기업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로고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김건희 여사 집안의 오랜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는 IMS모빌리티(이하 IMS) 조영탁 대표와 신한금융 계열사들에서 같이 근무했던 선후배지간으로 알려져 있다.

조 대표의 일부 언론 인터뷰 등에 따르면 김씨가 먼저 신한금융 계열사를 퇴사해 싸이드스텝 ‘뿅카’라는 렌터카 관련 업체를 창업했고, 나중에 퇴사한 조 대표는 IMS 창업 당시 김씨 사무실 일부를 빌려 쓰기도 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두 사람 관계가 보통 관계가 아니었음을 짐작케 해준다.

김씨가 대학원에서 김건희 여사를 처음 만난 것은 2010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김씨는 김 여사 모친의 차명 부동산 매입 때 잔고증명서를 위조해줬다가 같이 기소될 정도로 김 여사 집안과도 깊숙한 관계가 되었다.

김씨의 이런 수완과 친화력 및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조 대표의 경력 등으로 볼 때 2016년 IMS모빌리티가 처음 유치한 벤처캐피탈 투자자금들은 두 사람의 합작품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씨가 그 1년 후인 2017년 자기 회사를 IMS에 넘기면서 IMS 2대 주주 겸 임원(최고전략책임자 CSO)으로 IMS에 아예 입사한 것을 보면 그런 짐작을 가능케 한다.

2017년 IMS모빌리티에 공식합류한 김예성씨의 이 해 말 지분

조 대표는 김씨 기업을 인수할 때도 기업가치를 상당히 후하게 쳐준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2017년 자신의 기업 싸이드스텝 지분 100%를 IMS에 넘기는 대신 IMS 신주(보통주) 14.4%(5409주)를 받아 조 대표(42.6%)에 이어 IMS의 2대 주주가 되었다.

2017년 IMS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싸이드스텝 취득가는 24억원으로 되어있다. 반면 그해 말 감사보고서 상의 싸이드스텝 순자산가치는 5.3억원에 불과했다. 싸이드스텝의 순자산가치는 2018년 말 -5억원, 19년 말 -7억원, 20년 말 -7.8억원, 21년 말 -9.1억원 등으로 해가 갈수록 계속 떨어졌다.

순자산(자기자본)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부실화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0년에는 IMS가 싸이드스텝 때문에 24억원의 종속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을 인식하기도 했다.

결국 싸이드스텝은 2022년 IMS에 흡수 합병되었다. 또 다른 김예성씨 회사로, 2019년 IMS에 인수(취득가 2.5억원)되었던 뿅카도 2022년 폐업처리되었다. 26.5억원이나 들여 인수했던 김씨의 2개 작은 기업들이 IMS에 큰 도움도 되지 않고 5년 만에 모두 사라진 셈이었다.

2017년 IMS가 인수한 싸이드스텝의 취득가와 순자산

IMS 자신부터가 당시에도 겨우 적자를 면하거나 결손 상태이던 기업이었다. 이런 기업이 26.5억원이나 들여 이런 김씨 기업 2곳을 무리하게 인수할 가치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조 대표나 IMS에 대한 김씨의 기여도가 상당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흡수합병되거나 폐업조치된 김예성씨 기업 2곳 관련 공시

김예성씨의 IMS 보통주 지분은 2020년 말 3030주로, 그 해에 2379주가 줄었다. 감사보고서에 관련 설명이 없어 정확한 감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조 대표 등 일부 주주의 주식수가 약간 증가한 것을 보면 김씨 감소 지분을 이들이 사준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액수 공시는 없지만 2020년1월 발행된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가가 주당 166만2494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보통주도 주당 100만원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주당 1백만원으로만 쳐도 이 해 김씨의 주식매도가 합계는 23억7900만원이다.

그냥 보유하고 있었다면 부실로 빠졌을 작은 기업 2개를 넘기고 받은 지분 일부를 팔아 수십억원을 챙긴 김씨는 2021년, 4년 만에 IMS와 조 대표 곁을 떠난다. 그 시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문재인 정부와 한창 대립각을 세우던 때다.

김씨가 이 해 퇴사한 이유로, 조 대표는 투자자들의 반발 때문이었다고 일부 언론에 설명한 바 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너무 가까운 인물과는 단절하는게 기업에도 좋지 않겠느냐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대선이 있던 2022년 IMS는 주식 액면가를 5천원에서 100원으로 줄이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이 때문에 김예성씨의 남은 IMS 지분(4.64%)은 3030주에서 15만1500주로 늘었다. 이 해 김씨는 이 주식 전부를 이노베스트코리아(이하 이노베스트)라는 회사로 갑자기 넘겼다.

이 회사 역시 감사보고서가 공시되지 않는 작은 기업으로, 김씨와 친한 윤모씨가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인 회사로 알려져있다. 다만 김예성씨 부인이 설립 당시 감사였으며,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는 이 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등기이사)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어 김씨의 차명보유기업이 아닌가 특검이 의심하고 있다.

김씨가 이 회사에 IMS 주식을 팔았는지, 아니면 현물 출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해 후인 2023년 6월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오아시스)라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카카오모빌리티 등 5개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받은 184억원 중 46억원으로 김씨가 이노베스트에 넘긴 IMS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의 최정점에 서게 된다.

2023년 오아시스펀드의 투자내역

2023년 6월 오아시스펀드는 이노베스트가 보유한 IMS 보통주 15만1500주와 IMS가 새로 발행한 RCPS 30만9972주를 취득, 지분율 12.74%로 IMS의 4대주주로 신규 진입했다.

당시 일부 경제신문은 회사 측이 투자 유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요소가 계열사 아이엠에스커넥트의 FMS(Fleet Management System)라고 밝혔다면서 차량의 고장 유무부터 위험 운전 진단까지 AI 분석 기반의 12가지 세부 차량 운영 항목 분석을 제공하고, 차량의 ECU(차량 전자제어장치) 정보를 디지털화해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기술력이 투자 유치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도 IMS는 적자상태였지만 상당한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어 이런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는게 이 보도들의 줄거리였다. 그만큼 이 회사의 모빌리티 분야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어느 정도 업계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 발행한 RCPS는 주당 44435원이어서 오아시스펀드가 모두 138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이노베스트 보통주 매입에 들어간 46억원까지 합치면 184억원이 된다. 특검이 언론들에 흘리는 숫자 184억원과 정확히 일치한다.

지금 가장 쟁점화되고 있는 것은 46억원의 행방이다. 특검은 이 돈이 김예성씨 차명기업을 거쳐 김씨에게 갔고, 다시 김 여사에게까지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노베스트가 김씨와 관련이 없는 기업이었다면 오아시스펀드가 이노베스트 보유 지분을 사 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김씨가 자신의 차명기업일 가능성이 높은 이노베스트를 통해 IMS 투자금을 전액 회수(엑시트)해간 구도가 확실해 보인다는 데에는 많은 IB업계 관계자들이 견해를 거의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엑스트 자금이 김 여사에게까지 흘러갔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특검이 밝혀내야할 대목이다.

아무튼 46억원이 김예성씨의 성공적인 엑시트 결과물이 맞다면 김씨는 6년 전 자신이 처음 보유했던 IMS 지분 일부를 주당(액면가 5천원 기준) 152만원에 판 꼴이다. 2017년 주당 44만3704원꼴에 신주를 인수했으니 6년 만에 3.4배가 넘는 차익을 거둔 셈이 된다.

2020년 먼저 매각한 일부 지분 매각대금까지 합하면 김씨는 나중에 부실화된 작은 기업 2개를 IMS와 조 대표에게 넘겨 최소 70억원 이상을 번 셈이 된다. 물론 이는 이노베스트 지분 매각 대금이 모두 김씨에게 들어왔다는 전제하에서다.

2023년 6월 IMS가 밣행한 RCPS의 발행조건

오아시스 펀드가 2023년 인수한 RCPS에는 그 이전 IMS가 발행했던 RCPS들에 비해 더 좋은 발행조건들이 새롭게 더 추가돼 있다. 발행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날까지 상장(IPO)되지 않으면 내부수익률을 10%로, 또 발행 회사의 고의적인 해태 또는 지연으로 상장되지 않을 경우에는 내부수익률을 15%로 한다는 조건이다.

물론 여기에도 ‘IMS의 이익잉여금 범위 내 상환의무’라는 독소조항이 같이 붙어있긴 하지만 그 이전보다 IMS에 대한 투자분위기는 훨씬 더 좋아져 있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데다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여서 ‘김예성 카드’를 잘만 활용하면 IPO 성사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보여질 때였기 때문이다.

현재 특검에 불려다니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4사 대표들은 이런 점들을 중점적으로 특검에 설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도 있고, 상장 가능성도 높고, 계열사들과 사업 연관성도 있어 집행한 단순 투자였지, 김 여사나 기업 민원과 관계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설령 그런 점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몇가지 의문점들은 여전히 남는다. 우선 오아시스펀드는 184억원을 그냥 IMS에 전액 투자할 것이지, 왜 유독 그 4분1인 46억원을 이노베스트가 보유한 IMS 지분 매입에 별도 투입했을까 하는 점이다.

전체적으로는 IMS 투자가 맞지만 이 46억원 때문에 김예성씨의 성공적 엑시트를 IMS와 조 대표, 오아시스 펀드가 적극 도왔다는 혐의를 벗을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도대체 김예성씨의 기여도가 얼마나 크길래 조 대표가 기회있을때마다 김씨 보유 기업 인수가를 후하게 쳐주고, 엑시트도 저렇게 성공적으로 도와줄까 하는 의문도 여전히 남는다.

2023년이면 윤석열 정권 집권 초기라 IMS의 상장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았는데, 김씨는 왜 엑시트의 길을 굳이 그렇게 서둘렀을까 하는 점도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이유 때문에 돈이 다급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017년 IMS가 발행한 모든 사모사채를 인수해준 한국증권금융

지난 10여년 동안 IMS에 투자한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상당한데, 왜 유독 카카오모빌리티 등 4사만 특검의 수사대상일까 하는 점도 여전히 의문이다. 다우키움그룹이나 카카오그룹은 그래도 당시 여러 그룹 현안들이 있었다. 하지만 HS효성과 한국증권금융 같은 곳은 심각한 큰 현안이 당시에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수입자동차 법인과 관련 모빌리티 기업들이 몇 개 있는 HS효성은 모빌리티 관련기술이 있는 IMS와의 사업제휴 때문에 지분투자했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 보인다. 그런데도 특검이 부르는 걸로 보면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IMS 초기부터 이 회사가 발행한 사모사채 상당수를 인수해주던 곳이었다.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발행한 131억원 및 187억원어치 사모사채도 모두 한국증권금융이 인수했다. 2023년 오아시스펀드에 투자한 5곳 투자자들 중에서도 한국증권금융의 투자액수(50억원)가 가장 많았다.

2019년 IMS가 발행한 사모사채를 또 전액 인수해준 한국증권금융

증권사나 금융기관도 아닌 작은 렌터카업체와의 거래를 한국증권금융이 이렇게 오랜 기간에 걸쳐 활발하게 한 것은 신한금융 출신인 조 대표 및 김예성씨와 한국증권금융 실무자들간의 사적 관계가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우선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한국증권금융은 준 정부 기관이어서 정부 실력자들이나 경제부처의 압력이 어느 정도 통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이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때이니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어렵다.

키움과 카카오의 경우 당시 그룹 현안은 적지 않았지만 투자액수가 그리 크지 않고, 특히 카카오의 경우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가 한 투자여서 역시 업무관련 단순투자인데도 오해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