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킨스전자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정부-여당이 당초 작년 말로 계획했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을 연초로 미루었지만 빠르면 1월 중 처리한다는 소식도 나오는 가운데 이를 피하기 위한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처분도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반도체 후공정 검사용 소켓 전문업체 오킨스전자는 보유 자사주 전량 47만6513주(2.32%)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으로 들어올 자금은 58억원이다. 발행일은 오는 19일이며, 기준시가보다 10% 할증된 주당 12180원이 교환가격이다.

처분 상대는 키움 및 씨스케어 반도체신기술투자조합이고, 처분 목적은 반도체 경기 활황으로 공급 부족사태가 벌어지면서 시급히 캐파를 확장하기위한 시설투자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실제 처분은 교환권 행사 시점에 확정되고, 이 EB는 오는 26일부터 교환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주가희석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오킨스전자의 자사주 처분 공시


물론 이 회사의 이같은 자사주 처분 목적과 주가희석효과 설명이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2022년과 23년 각각 25만주 및 22만6천주씩의 자사주를 시장에서 매입한 후 이번 EB 발행 전까지 단 한번도 자사주를 매각, 소각, 또는 EB발행 등의 방식으로 처분한 적이 없던 코스닥 상장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년 이상 장기간 자사주를 보유만 하고 있다가 갑자기 EB 발행을 통해 보유 전량을 한꺼번에 처분해버리려는 것은 강제소각 당하기 전에 자사주를 모두 처분, 자금이라도 확보해놓자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 상장업체 동양에스텍도 보유 자사주 전량인 40만주(2.03%)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1383원, 5.5억원에 FOX CAPITAL MANAGEMENT LTD.에 지난 9일자로 매각처분했다.

이 회사 역시 재무건전성 증대 및 시설자금 확보가 매각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도 2008년과 2017년, 2020년, 2021년 각 10만주씩 40만주의 자사주를 장내매입한 후 그동안 단 한번도 자사주 처분이 없었다. 강제 소각 전 처분해 회사자금이라도 마련해두자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이날 다른 코스닥 상장업체 흥국도 보유 자사주 60만3304주(발행주식의 5.15%) 중 3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다올투자증권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또 82513주는 임직원 82명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토비스 송도 사업장


지난 9일에는 코스닥 상장업체로 산업용 모니터와 전장용 디스플레이 모듈 전문기업인 토비스가 12일부터 2월20일까지 자사주 13만2275주(20억원)를 장내 매수한 후 2월26일 전량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최근에도 장내취득해 보유 중이던 자사주 101만9797주(6.35%)에 대해 작년 10월15일 1차로 24만주를 소각한 후 지난 7일 나머지 77만9797주를 소각해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한 적이 있다.

2023년 이후 꾸준히 자사주를 장내 취득한 후 전량 소각하는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나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할 주주환원 내지 주주가치 제고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상장사라고 볼 수 있다.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탄탄하며 주주배당도 꾸준히 실시 중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 김용범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9.95%에 불과해 다른 상장사 같았으면 경영권보호용 자사주를 회사 돈으로 매입, 다량 보유만 하려 할텐데, 이 회사는 전혀 그렇지 않고 자사주 매입 후 전량 소각의 가장 모범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충실히 잘 이행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적 분할 계획도 예고한 바 있다. 인적 분할에 대비해 자사주를 미리 모두 소각, 최대주주 지분율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토비스의 8일 자사주 장내매수 및 소각 공시


한편 지난 9일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 한미그룹 3사와 클래시스 등 5사는 한꺼번에 임직원 인센티브용 자사주 처분계획을 일제히 공시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주력사 한미약품, 다른 자회사인 제이브이엠 등 3사는 임직원 생산성장려금(RSA) 용으로 자사주 각 48514주(17.95억원), 10303주(47.7억원), 19021주(4.74억원)씩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3사 똑같이 1월12일~2월12일 중에 지급한다.

지급대상 임직원은 한미사이언스가 본사 임직원 163명과 자회사 온라인팜 임직원 158명이며, 한미약품도 본사 846명, 자회사 한미정밀화학 118명씩이다. 제이브이엠은 해당 임직원수를 밝히지 않았다.

인텔리안테크와 지노믹트리도 임직원대상 스톡그랜트(RSU) 용으로 자사주 각각 870주(6273만원), 27033주(8.54억원)를 지급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또 넥스틴은 경영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용으로 임직원 118명에게 자사주 19550주(13.59억원), 영림원소프트랩은 임직원 상여금으로 자사주 44100주(2.71억원)을 441명에게 각각 지급한다고 밝혔다.

클래시스는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교부용으로 자사주 66287주(25.5억원)를 최윤석 대표이사 1인에게 지급한다고 이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