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 홈페이지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CJCGV는 해외 영화 상영관 법인들의 실적 개선세와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 편입효과로 국내 상영관 3사 중 영업실적이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재무적 투자자들의 드래그얼롱(Drag-along) 행사가 큰 변수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은 주식 매각시 소수주주가 대주주 지분까지 동반매각을 강제할 수 있는 권리다. 드래그얼롱이 실제 행사될 경우 CJCGV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상영관 법인의 지주회사인 CGI홀딩스 지분의 외부 매각으로 이런 실적 개선이 사실상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상영관 3사는 지속되는 영업적자 및 높은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재무부담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다 근원적인 영화 관람수요 회복도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해외 상영관 및 비상영관 사업의 실적이 연결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CJCGV의 사업부문별 영업실적 추이(한신평 정리)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영화 상영관 사업은 2023년을 제외하고 영업 손실을 지속하고 있으며, 성수기인 3분기의 영업수익성도 2022년 이후 하락세에 있다. 이같은 국내 사업의 부진을 CJCGV의 경우 CGI홀딩스로 대표되는 해외 상영관 법인의 양호한 실적이 보완하고 있다.

또 작년 6월 연결 편입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도 연결기준 수익구조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CJCGV는 현재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및 튀르키예에서 상영관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사업은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에는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만은 회복이 빨랐다. 영화 산업이 아직 성장기 사이클에 있는 점, 상대적으로 낮은 OTT 보급률 등이 그 이유였다. 두 나라는 빠르게 흑자 전환하면서 수익성 상승세도 유지해 실질적으로 CJCGV 연결기준 실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CJCGV의 부문별 올 상반기 영업실적을 보면 국내 상영관 사업의 경우 올 상반기 영업적자는 483억원으로, 전년동기 110억원 적자보다 적자규모가 오히려 더 늘었다.

반면 베트남 상영관 사업은 작년 상반기 199억원 영업흑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209억원 흑자로 흑자 규모가 더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도 96억원에서 76억원으로, 영업흑자를 계속 유지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2021년에는 영업적자였으나 2022년부터 흑자로 전환, 이렇게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중국도 작년 상반기 100억원 영업적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73억원 흑자로 흑자전환했다. 반면 같은 기간 튀르키예는 30억원 흑자에서 44억원 적자로 적자전환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국에서의 올 상반기 영업흑자 358억원과 자회사 올리브영(CJ올리브네트웍스) 영업흑자 259억원 덕에 국내 극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CJCGV는 올 상반기 49억원 영업흑자 유지에 성공했던 것이다.

CJCGV의 회사채및 신종자본증권 만기도래 일정(한신평 정리)


하지만 CJCGV가 CGI홀딩스 재무적 투자자(FI)와 최근 이해관계 충돌로 긴장관계가 형성돼 있는 점이 큰 변수가 되고있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2019년 CJCGV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CGI홀딩스를 설립하는 한편 2023년 6월까지 2조원 이상의 가치로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MBK파트너스-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였다.

당시 FI는 CGI홀딩스 지분 28.57%를 대가로 3336억원(2.86억 달러)을 투자했다. 2020년 예기치 못한 코로나19가 터지자 FI와 CJCGV는 협의 하에 IPO(상장) 기한을 2025년 6월로 연장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실상 기한 내 IPO가 어려워지자 FI는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작년 CJCGV는 IPO 기한 연장을 대가로 FI의 인수금융 연장을 주선하며 자금보충을 제공했다. 또 2023년 말부터 약 1년간 3차례에 걸쳐 FI 보유 지분 11.1%를 약 1659억원에 매입하며 투자금을 일부 상환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연장된 기한(2025년 6월)까지 CGI홀딩스가 홍콩 증시에 상장하지 못하자 양측간 협상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달라지면서 원만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투자 유치 당시 CJCGV와 FI 간에는 드래그얼롱과 이에 대응하는 콜옵션이 투자 약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FI는 동반매도청구권 행사를 위한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다. 이에 CJCGV는 기존 약정에 따라 지분 100% 기준, 4억 달러 우선 제안권을 행사하며 매입금액을 제시했으나 FI는 이를 거절하고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CJCGV는 보유한 콜옵션(조기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FI는 CGI홀딩스 지분 100%(CJCGV 보유 지분 포함)를 외부 매각할 수 있게 되었다. FI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일정 금액이 FI에게 우선 배분되는 약정이 존재한다. 또 지분 매각시 CJCGV가 우선제안권에 따라 제시한 금액(한화 약 5500억원) 이상의 가격으로만 매각될 수 있다.

상영관 업계 전망, 최소 매각 금액 등을 감안할 경우 국내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해외 매수 의향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 매각까지 잘 되지 않고 계속 지연될 경우 CGI홀딩스 역시 CJCGV 튀르키예 법인, SK그룹 11번가 등처럼 장기 미매각 및 FI 투자금 회수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CGV 국내 상영관


한신평은 CGI홀딩스 지분 매각에 성공하다면 CJCGV는 매각대금이 들어와 재무부담을 일정 수준 경감할 수는 있지만 코로나 19 이후 연결기준 수익성 회복을 견인해 온 주요 동력을 잃게 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결기준 영업흑자 유지의 1등 공신 중 하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CJCGV의 지난 6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24조원(리스부채 1.45조원 포함), 차입금으로 분류되지 않는 미상환 신종자본증권은 9312억원에 각각 달한다. 이 중 회사채 2500억원 및 신종자본증권 4919억원이 올 하반기 및 내년에 만기 또는 콜옵션 기한이 도래한다.

한신평은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콜옵션 행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 등을 감안할 때 CJCGV의 만기 대응에도 부담이 존재한다고도 밝혔다.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의 합병 MOU관련 공시


한편 CJCGV보다 더 영업실적이나 재무부담이 좋지 않은 국내 2, 3위 상영관 업체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6월 합병 추진 MOU를 체결하고 현재 외부 투자유치 및 합병과 관련해 양사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외부투자 유치를 전제로 사업 합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메가박스중앙의 경우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은 경쟁사 대비 적은 편(지난 6월 말 기준 800억원)이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003%, 차입금의존도가 72%에 각각 달할 정도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저하된 상태다.

최근 메가박스중앙의 유동화증권을 콘텐트리중앙 등 중앙그룹 계열사가 시장 미매각물량을 우선 취득했다가 이후 매도가 가능할 때 시장에서 매각하는 등 계열사 도움으로 유동성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컬처웍스의 경우 모그룹 롯데그룹 상황도 좋지않아 CJCGV나 메가박스중앙처럼 모그룹의 직접 지원은 현재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사의 신종자본증권을 감안한 실질적 재무부담은 더 높은 상황이라고 한신평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