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건 기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위메프 인수전에 제너시스BBQ가 뛰어들었다. 온라인 유통 채널 확보와 PB상품 판매망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위메프의 부채 구조와 낮은 청산가치를 고려할 때 실제 인수 성사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BBQ는 지난주 위메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예비실사 절차에 돌입했다. 초기 검토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자체 유통채널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9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인가 전 M&A 방식으로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위메프와 티몬을 분리 매각하는 방침을 세웠으나, 티몬은 오아시스가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반면 위메프는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아 교착 상태에 놓여 있었다.

BBQ의 참전으로 회생계획안 제출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위메프의 악화된 재무구조는 인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메프의 2024년 매출은 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65.6% 감소했다. 2023년 7월 대금 미정산 사태로 주요 입점사의 이탈이 이어진 여파다.

영업적자도 대폭 확대됐다. 위메프는 2023년 9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380억원의 적자를 냈다. 위메프는 2010년 설립 이후 단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부채총계는 4546억원으로 전년(3312억원) 대비 37.3% 증가했고, 매입채무 및 미지급금(4343억원)이 전체 부채의 95%에 달한다.

이메프 본사 전경. 사진=황유건 기자

위메프의 최근 5개년 재무 흐름을 살펴보면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9년 넥슨코리아와 IMM인베스트먼트의 3700억원 투자 효과로 2020년 위메프는 부채총계 3509억원, 자본총계 마이너스(–)503억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회생 기반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그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연속 적자로 자본잠식 폭이 확대됐다. 2021년에는 자본총계 –881억원, 2022년에는 –1442억원으로 악화됐고, 부채총계는 그에 따라 소폭 줄어들었다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정적 전환점은 2023년이다. 미정산 사태 여파로 부채는 3312억원, 자본총계는 –2441억원까지 급감했고, 2024년에는 자본총계 –3822억원, 부채총계는 4546억원으로 전년(3312억원) 대비 37.3% 증가하며 사상 최악의 재무 상태를 나타냈다. 같은 해 매입채무와 미지급금(4343억원)은 전체 부채의 95%에 달해, 거래처와의 신뢰 기반이 붕괴된 상태다. 자산총계는 724억원이며,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8억원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위메프가 지속가능한 독립기업으로서 기능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의 청산가치는 134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청산가치를 고려한 실제 인수대금은 1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실질적인 회생보다 정리 절차가 더 합리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BBQ는 위메프 플랫폼을 통해 PB제품 유통망 확대와 식사 구독 서비스 등 외식·유통 접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BBQ는 간편식, 소스류 등 약 50종의 PB제품을 비비큐몰과 외부 벤더사를 통해 운영 중이며, 위메프 내 전용관 구축 시 유통 채널의 확장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위메프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432만명 업계 7위 수준으로, 셀러 이탈과 브랜드 신뢰 하락에 따라 고객 데이터 활용도 역시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BBQ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당장의 실익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자금 투입 여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메프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5월 7일까지 재연장한 상태다. 다만 이날까지도 계획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파산 절차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