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후보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의 마지막 TV 토론 여성 신체 관련 발언이 계속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후보는 29일 TV 토론에서 인용한 표현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댓글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가 실제 (아들의) 발언이 존재했다는 것에 대한 입장표명 대신 그에 대해 검증하려고 했던 사람에 대해 비판·비난을 하려고 했다면 굉장히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후보 아들이 썼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준석 후보가 '창작 저질 공세'를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토론 발언에 대해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동호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관계는 확인됐다"며 "수위를 넘는 음담패설을 이동호 씨가 한 내용임이 확인됐다. 이동호 씨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동호 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3천만원 정도의 불법 도박 자금을 입금한 기록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약식판결이 난 문서를 김혜경 여사가 수령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재명 후보가) 약식판결 난 내용을 아마 모르진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민주당 계열 스피커들이 이 사안에 대해 어제 하루종일 발언이 존재하지 않고 이준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스피커의 입을 막으려는 공격을 해왔다. 수용가능한 비판도 있겠지만 분명히 이건 하루이틀만 버티자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후보"라며 "이재명 후보는 이를 '신변잡기'라며 덮으려 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급기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통해 제명을 시도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그런 발언이 실제 있었다는 게 확인된 상황에서 그에 대해 검증을 하겠다고 해서 질문한 국회의원을 제명하겠다고 나서는 건 이게 이재명식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이 후보의 발언을 '창작물'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이재명 아들 발언의) 표현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데 아주 저열해서 아무리 순화해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워낙 이색적 용어라 온라인상 용례를 물어도 여러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이 저런식으로 나오는 건 발언의 실체를 인정하고 특이한 방향으로 물타기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TV토론에서 '젓가락 발언'과 같은 표현을 한 사실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비속어가 아니라 오히려 굉장히 가치중립적 단어를 사용했다"며 "그것(발언)에 의해 연상되는 게 너무 기괴하다는 것은 실제 발언이 기괴했기 때문에 연상되는 것이지 사용된 단어 자체는 굉장히 가치중립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 아들의 발언 뿐만 아니라 상습 도박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과거 이재명 후보는 아들이 (도박으로) 돈을 1000만원 이하로 잃은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이번에 자료를 보면 이동호 씨가 잃은 금액이 확인되진 않지만 약 2억3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입금한 범죄일람표가 첨부돼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이재명 후보 아들이 음담패설은 처벌받지 않고 도박 부분으로만 처벌받은 것이라고 유포하는 분이 있는데, 약식공소장을 보면 실제로 4건의 심각한 음란성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를 검찰이 인식했다"고도 했다.

이에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승래 공보단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에서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려고 네거티브에 올인하는 게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조 단장은 "대선을 5일 앞둔 시점에 과거 문제를 마치 새로운 일처럼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상대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단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가 언급한 댓글을 두고 "그(댓글) 자체도 후보 아들이 썼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재명 후보의) 아들은 (자신이 쓴) 댓글인지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해왔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온라인 댓글은) 여성 혐오 표현이 아닌데 (이준석 후보가) 여성 혐오 표현으로 둔갑시킨 것"이라며 "저질 음란 공세를 하려다 보니 창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단장은 "이준석 후보의 주장은 2022년 대선에서 불거진 지난 과거의 일이고, 이재명 후보는 당시 대통령 후보로서,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국민 앞에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인권위)는 이 후보의 지난 27일 토론회 발언과 관련해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진정이 35건 접수됐다고 29일 밝혔다.

진정인들은 “단순한 실언이나 실수로 치부될 수 없는 계획적 혐오의 표현”이라거나 "선거 과정과 공론장에서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확산했다는 점에서 인권 침해행위로 판단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진정 내용이 조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뒤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