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파전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6·3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 현재의 3자 구도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김문수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을 바탕으로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이다. 양자간 격차도 많이 좁혀졌다. 이준석 후보도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남아있는 최대 변수는 김문수-이준석 후보 단일화다. 김문수 후보 진영은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아직도 상당히 있는 만큼 '반(反)이재명' 정서를 최대한 자극하고 단일화를 이루어야만 필승한다는 계산 하에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막판 역전을 시도하고 있다.

27일에는 김문수-이낙연 연대도 만들어냈다. 이낙연 전 민주당대표까지 합류한 만큼 이준석만 끌어들이면 역전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보수 지지층의 단일화 여론과 분열 책임론, 사표(死票) 방지론 등 논리를 총동원해 이준석 전방위 설득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고 있다. “단일화 가능성은 0이며, 오히려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는 길만이 유일한 단일화 방법”이라는 전날까지의 입장을 27일에도 명확히 했다. 진영 내부에서도 ‘끝까지 완주하는 길이 차기 대선에도 더 유리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29일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단일화 가능 시간은 28일까지 사실상 하루만 남아 있다. 27일 저녁 세 후보 모두 참여하는 마지막 TV토론회가 예정돼 있어 토론회 후 김문수-이준석 양 후보간의 마지막 담판이 극적으로 성사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보수 진영내에서 아직 적지 않다. 하지만 27일 오전 현재까지 그럴 정황은 전혀 없어 보인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후 본투표 전날까지의 단일화도 물론 가능하지만 무더기 사표를 양산할 수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양측 진영 모두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분위기는 27일부터 약간씩 달라지고 있다. 단일화에만 너무 매몰될 것이 아니라 단일화 불발에 대비, 3자 구도하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논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설령 단일화가 불발되더라도 유권자들이 결국 김 후보 쪽으로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기대 등을 담은 논리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 등과 추가로 소통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 개혁신당에 충분히 저희 뜻을 전달했다"며 "개혁신당도 이에 대한 답을 언론을 통해 드린 것 같다고 저희도 추측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만남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28일부터 대선 당일까지는 또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이다. 이재명 후보는 중도 확장 기조를 유지하며 김문수 후보의 ‘극우성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당장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김문수 후보에 대해 "전광훈 아바타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내란 단일화 야합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28일까지 단일화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이준석 찍으면 이재명 된다’, ‘이재명 정부는 전무후무한 독재정부’라는데 방점을 맞추어 막판 보수결집과 부동표 쓸어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에 여전히 비판적인 중도층을 겨냥한 파격적인 새 카드가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준석 후보 측은 역으로 ‘김문수 찍으면 이재명 된다’는 논리로 보수표 및 중도표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3등으로 끝나더라도 선거자금 회수가 가능한 15%선 이상 득표에 총력을 다할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