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STX가 대출 원리금 연체 발생을 지난 8일 오후 늦게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연체된 대출 원금은 135억원, 이자 1.38억원 등 합쳐 136.4억원이다. 이 회사 자기자본의 11.5% 규모다. 연체 사유는 상환자금 부족 때문이며, 연체 대책으로는 금융기관(산업은행)과 상환 일정 등의 대출조건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체된 대출금은 산업은행이 대출한 달러표시 유산스(Usance) 대출이다. 유산스는 무역결제방식 중 하나로 수입자가 수출대금을 즉시 지급하지 않고 일정기간 연기해 지급하는 기한부 거래로, 일종의 외상거래를 말한다. 외상 수출대금을 받을 때까지 금융기관이 빌려주는 대출이다.

STX의 대출원리금 연체사실 공시


회사 측은 “최초 연체는 12월5일 발생했으나 공시 기준인 자기자본 5%에 미달해 공시를 않다가 8일 연체누적액이 5%를 초과하면서 공시하게 된것”이라고 설명했다.

STX는 2010년대 자금난으로 해체된 STX그룹의 주력기업이던 회사다. 철강 및 비철금속의 원자재 수출입, 에너지 사업, 기계ㆍ엔진사업, 신소재- 수소 발전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현재 벌이고 있다.

본사는 무역업과 국내외 계열사 투자를 담당하고 종속 자회사로 STX바이오, STX리조트, STX에어로서비스,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 등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에이피씨머큐리유한회사(38.67%)이며, 모기업인 사모펀드 AFC머큐리펀드가 AFC코리아와 함께 2018년 STX를 702억원에 인수했다. 2023년 보유주식 일부를 매도, 투자금의 88% 이상을 회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3만원을 넘던 STX 주가는 현재는 3530원(8일 종가기준)까지 떨어져 있다. 지난 9월 말 소액주주 비율은 61.33%에 달한다.

STX의 최대주주 및 소액주주현황


STX의 지난 9월 말 연결 유동자산은 2993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58억원 규모다. 136억원을 못막아 연체된 것을 보면 현재 유동자산은 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9월 말 유동부채는 4746억원으로 유동비율 자체가 열악한 수준이다.

쌓아둔 순익이 하나도 없어 9월 말 누적결손만 1998억원에 이른다. 결손 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 순자산이 자꾸 줄다보니 올들어 처음으로 부분 자본잠식상태에까지 빠져있다.

올 1~9월 연결 매출은 5189억원으로 전년동기 6725억원보다 23% 감소했다. 영업손익도 작년 1~9월 18억원 적자에서 올 1~9월 181억원 적자로 영업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순실도 139억원에서 406억원으로 커졌다. 영업부진에 적자와 결손 확대, 자본잠식 등의 총체적 재무악화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