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4시기준 속보발령및 기상레이더 지도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7일 풍수해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중대본 3단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대본 근무자가 증원되고, 가용경찰력과 장비 총력 지원, 부처별 재난상황실 확대 운영 등이 이뤄지게 된다. 중대본 3단계가 발령되기는 2023년 이후 처음이다. 2022년과 2023년 태풍과 호우로 각각 1차례씩 중대본 3단계가 발령된 바 있다.
풍수해 위기 경보는 대규모 재난의 발생 가능성 등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올라간다. ‘심각’은 4단계 중 최고 단계다.
중대본이 풍수해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로 높인 것은 이미 300~400㎜ 수준의 비가 내린 상황에서 20일까지 최대 300㎜ 비 추가 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밤 기록적인 비가 쏟아진 충청지역에는 17일 밤 다시 호우가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지역이 있는 등 호우가 잠시 쉬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저녁부터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다시 쏟아지겠다.
이런 상황은 18일 오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밤 성질이 다른 두 공기 경계로 부는 하층제트를 바로 맞는 충청지역에 다시 많고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하층제트는 고도 약 1.5㎞ 지점에서 부는 빠른 바람으로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해 강수량을 늘린다.
이후 비는 18일 낮 다소 잦아들었다가 저녁부터 19일 오전까지 다시 거세게 쏟아지겠다. 이때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형과 충돌하는 남부지방에 호우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8∼19일엔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100∼200㎜(전남남해안·지리산·부산·울산·경남 최대 300㎜ 이상), 충청 50∼150㎜(충남권 최대 180㎜ 이상), 전북과 제주 50∼100㎜(제주산지 최대 200㎜ 이상, 북부와 산지를 제외한 제주와 전북 최대 150㎜ 이상), 대구·경북 30∼100㎜(최대 120㎜ 이상),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 30∼80㎜(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 최대 120㎜ 이상), 제주북부 20∼80㎜, 울릉도와 독도 10∼60㎜, 서해5도와 강원동해안 5∼20㎜의 비가 각각 예상된다.
기상청은 비가 시간당 50∼80㎜씩 쏟아질 때도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요일인 20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어 다시 무더운 날씨가 나타나겠다. 이때 정체전선이 우리나라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중부지방도 장마가 종료될 수 있다.
한편 중대본은 비가 많이 내린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피 명령을 내리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주민 대피와 보호 비용은 중앙 정부가 지원한다.
김민재 중대본부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외출을 삼가고, 저지대나 산사태 위험 지역 등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접근을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