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서울 여의도 사옥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지난 5년 간 국내 7대 전업카드사들 중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많이 상승한 반면 나머지 5개 카드사 점유율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 4위였으나 2023년 말부터는 3위, 작년 말 부터는 2위로 무서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롯데카드 투자설명서 등에 따르면 지금부터 5년 전인 2019년 말 기준 국내 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신한카드가 22.15%로 1위, 삼성카드가 17.91%로 2위, KB국민카드가 16.60%로 3위였다.

다음은 현대카드(15.59%), 롯데카드(10.67%), 우리카드(8.92%), 하나카드(8.08%) 순이었다.

신용카드사 시장점유율은 보통 각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이용실적을 계산해 구한다. 신용판매 이용실적이란 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카드 개인 및 법인고객들이 국내외에서 사용한 모든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말한다. 다만 직불-체크카드와 해외회원 이용실적은 제외한 개념이다.

5년 후인 작년 말 시장점유율을 보면 1위는 그대로이지만 2, 3, 4위의 자리가 크게 바뀌었다. 신한카드(19.89%), 현대카드(19.00%), 삼성카드(17.49%), KB국민카드(15.67%), 롯데카드(11.59%), 우리카드(8.34%), 하나카드(7.50%) 순이다.

현대카드가 4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고, 삼성과 KB국민카드는 나란히 한자리씩 뒤로 밀렸다. 현대카드는 2023년 말 3위, 2024년말 2위로 각각 뛰어 올랐다. 현대카드의 지난 5년간 시장점유율 상승폭은 3.41%p에 달했다. 롯데카드도 5년간 점유율이 0.92%p 상승했다.

하지만 다른 5개 카드사 점유율은 모두 하락했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1위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 하락폭이 -2.26%p로 가장 컸고, 다음은 KB국민카드(-0.93%p), 우리카드(-0.58%p), 하나카드(-0.58%p), 삼성카드(-0.42%p) 순이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 추이(롯데카드 투자설명서)

작년 3분기(7~9월)까지만 해도 현대카드가 1위 신한카드까지도 거의 따라 잡아 양사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1256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시장점유율 차이는 0.02%p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신한카드의 이용실적이 확 늘어나면서 작년 말 점유율 차이는 0.89%p로 다시 벌어졌다.

유독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2~3년간 급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구매카드 사용과 현대 및 기아차 판매시 현대카드 사용 유도 등의 요인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과거부터 현대카드가 각종 카드 마케팅을 잘해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3년 3월 현대카드만 도입했던 애플페이 론칭효과다. 도입 직후부터 점유율과 신규회원이 폭증했다. 현대카드가 오래전부터 심혈을 기울여온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와 ‘디자인경영’, ‘문화마케팅’ 등도 가입자수와 사용액 증가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작년 5월에는 CJ 올리브영이 19번째 PLCC파트너사로 합류하기도 했다. 2018년 현대카드가 18년 만에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따낸 코스트코 전용결제카드도 지금까지 점유율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케팅비용을 아끼지 않은 점도 당연히 큰 역할을 했다. 2022년 이후 전세계적인 고금리로 카드사들의 영업기반이 휘청거리면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모집비용 등 카드비용 절감에 나섰을때도 현대카드만은 마케팅 비용을 거의 줄이지 않았다.

현대카드 요약 손익계산서

이렇게 공격적인 카드영업을 계속 하고 있는데도 자산건전성이 극히 양호한 점도 현대카드 미스테리(?) 중 하나다. 작년 말 기준 건전성분류대상자산 중 고정이하자산비율(0.81%)은 삼성카드(0.78%) 다음으로 낮다. 그만큼 부실관리에도 철저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작년 당기순익 규모로 보면 현대카드는 4위 정도다. 삼성카드가 661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신한카드(5622억원), KB국민카드(4485억원), 현대카드(3087억원), 하나카드( 2174억원), 우리카드(1499억원). 롯데카드(1354억원) 순이다. 아무래도 카드영업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 등 카드비용을 상대적으로 많이 쓰고, 또 늘려온 탓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대부분 카드사들이 고금리-고비용-대손비용 증가 등 때문에 크게 움추려 있는 동안에도 현대카드는 비용부담을 다소 감수하고서라도 점유율 확대는 계속하겠다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