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미북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한중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핵화 실현 구상을 소개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며, 이에 시 주석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정상회담 뒤 별도의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시 주석의 2014년 방한 때는 양국이 공동 성명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했었다. 위 실장은 “그동안에 북한 핵 문제 상황이 많이 변했다, 그런 얘기는 있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서해상의 중국 구조물 설치 등 양국 간 현안들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위 실장은 “다 다루어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 나가자,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정상회담의 성과로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한중 관계 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한중 간 고위급에서의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현안 및 지역·글로벌 이슈에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관연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1일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과 인공지능(AI)·바이오제약·녹색산업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한중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기 위한 네 가지 제안으로 전략적 소통·신뢰 강화, 호혜협력과 이익 유대 강화, 민심 교류 촉진, 다자간 협력 및 평화 발전 촉진 등을 꼽았다.

시 주석은 "상호 이익과 윈-윈(Win-win)원칙을 고수해 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AI·바이오제약·녹색산업·실버 경제 등 신흥 분야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경제·무역 협력을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중시하는 온라인 도박과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양자 및 역내 차원에서 협력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더욱 보호하자"면서 신흥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 국민의 감정을 개선하고, 민간 교류를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 잇따른 '혐중 집회'에 대한 우려를 간접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론과 민의의 건전한 방향을 이끌고, 긍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내며 부정적 흐름을 억제해야 한다"며 "건전하고 유익한 인문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를 넓히고, 민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청소년·미디어·싱크탱크·지역 간 교류 활성화를 제안하며 "양국 국민이 마음을 나누고 공감대를 넓혀, 관계 발전의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시 주석의 정상회담 발언에는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계획과 관련한 직접적 우려나 대만 문제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은 이날 정상회담 후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양국 정상이 자리한 가운데 '한중 양해각서 및 계약 교환식'을 열고 양해각서 및 계약서 총 7건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이는) 양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된 민생분야 실질 협력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이날 양국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70조 원(4천억 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가 체결됐다. 대통령실은 "양국 금융·외환 시장의 안정과 교역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통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도 맺었다.

또 '실버산업' 및 '혁신창업' 분야의 협력에 관한 각각의 MOU와, 한국 농산물의 중국 수출을 원활히 하는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MOU'도 체결됐다. 양국 경찰 당국이 초국가 스캠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합의됐다.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2030)에 관한 MOU'도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