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중정상회담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이후 유예를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 방지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기로 했다”며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즉시 재개하는 등 막대한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내내 계속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일단은 봉합 내지 휴전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정상회담을 가진 뒤 워싱턴 DC로 귀국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미중정상회담은 이날 이례적으로 부산 김해공군기지 내에서 약 100분간 진행됐다.

귀국길에 전용기 내에서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면서 "그 장애물은 이제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멋진(amazing) 회담이었다. 10점 만점에 12점이었다”며 만족감도 표시했다.

트럼프는 올해 초 이른바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의 원료가 중국에서 멕시코·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이를 구실로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는데, 10%로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 적용되고 있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은 평균 55% 수준에서 45%로 내려가게 됐다. 중국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최근 시행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우리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에 집중했으며 중국이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이 최근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 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로 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관심을 모았던 대만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終戰)을 위해 양국 정상이 협력하기로 뜻을 같이했다.

두 정상이 만난 건 6년 4개월 만이어서 이날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중이 올해 내내 계속된 무역 전쟁의 일시적 휴전에 이르렀지만, 안보·경제 패권 등을 둘러싼 미·중 경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서 매우 수용 가능한 형태로 합의를 했다”며 “많은 결정이 이뤄졌고 남은 것이 많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