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알뜰폰알뜰폰(MVNO) 자회사 KT엠모바일이 무상감자를 단행한다. 장기간 누적된 결손금을 해소하고 이익잉여금을 쌓기 위한 조치로, 모회사인 KT에 대한 배당 여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T엠모바일은 보통주 2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의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이번 무상감자는 설립 10년 만에 첫 사례다. 방법은 ‘주식 병합’이다. 회사는 감자 사유로 “누적 결손 해소로 재무 건전성 제고”를 명시했다.

액면가는 1주당 5000원이며, 감자 전 보통주 4000만주는 감자 후 2000만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자본금은 2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절반 감소한다. 감자비율은 보통주 기준 50%다. 우선주는 발행되지 않았다.

감자는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무상감자를 결정하고, 26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무상감자를 단행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이익잉여금이 0원이 되는 사실상 재무 리셋 상태가 된다. 향후 순이익 발생시 KT엠모바일은 이익잉여금으로 최대주주인 KT에 대한 배당도 가능해진다.

투자은행(IB) 업계 역시 KT엠모바일이 자본금 감자 절차에 들어가 결손금을 해소하고 이익잉여금 쌓기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KT엠모바일은 2015년 4월, KT의 100% 자회사로 출범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댔다. 설립과 동시에 KT가 기존에 운영중인 알뜰폰 사업인 케이티스(KTis)를 128억800만원에 양수하며 그해에만 3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6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7년엔 누적 결손금이 1157억원까지 쌓였다. 매출은 조금씩 늘었지만 손실 폭도 함께 커졌다.

KT엠모바일 CI

결국 KT는 2016년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당시만 해도 “왜 굳이 적자 사업을 지속하느냐”는 시장의 의구심이 짙었다.

전환점은 2021년이었다. 매출 2041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서비스 매출(요금제 납부)부문이 전년(1456억원) 대비 28.7% 증가한 1874억원을 보이며, 전년 총매출(1631억원) 보다 25.2% 끌어 올렸다. 같은 기간 상품 매출(휴대폰 판매, 167억원)는 4.5% 감소한 걸 감안하면, 당시 ‘데이득’ 등 MZ세대 청년층 맞춤형 요금제를 앞세워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이후 당기순이익을 내오고 있고, 2023년엔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결손금이 560억원 이상 남아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KT엠모바일의 순이익은 134억원이다.

무상감자가 마무리되면 KT엠모바일은 이익잉여금을 0원부터 다시 쌓게 된다. 이익잉여금이 플러스 전환되면 현금 배당도 가능해진다. KT엠모바일은 KT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향후 발생하는 배당금은 모두 KT로 귀속된다.

한편 KT엠모바일은 알뜰폰 시장 내 최대 사업자다. 지난해 6월 기준 이통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휴대폰 기준)은 47.0%인데 이 중 KT엠모바일의 시장 점유율은 17.1%에 달한다.

올해 밀리의서재·지니뮤직과 연계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락인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KT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을 본격화하며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중심으로 세 자릿수 인재 채용을 예고한 상태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수익성을 강화하면서도 이용자 편익을 높이는 요금제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