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잉여현금흐름(FCF)이 2년 연속 음수를 나타냈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OCF)은 증가했지만, FCF은 악화됐다. 신사옥 투자로 인한 자본적 지출(CAPEX)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현금 유출이 확대된 탓이다. 고정비 증가와 함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노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OCF는 1822억원으로 전년(832억원) 대비 119% 늘어났다. 영업활동 자산에서 영업활동 부채를 차감한 운전자본이 감소하면서 현금 유입이 늘어났다. 지난해 기타채권이 감소하면서 179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기타자산 감소로 추가 278억원이 들어온 영향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배당금 수취액 41억원이 잡힌 것도 OCF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5년간 연결기준 OCF는 2020년 1051억원, 2021년 1552억원, 2022년 1492억원, 2023년 832억원, 2024년 18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20년 871억원, 2021년 871억원, 2022년 897억원, 2023년 1167억원, 2024년 1161억원을 보였다. 2023년(1167억원)과 2024년(1161억원) 당기순이익이 비슷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OCF는 기업의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보다는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로 보인다.

FCF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마이너스(-)9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8억원) 대비 음수 폭이 크게 확대 됐다. 2020년 이후 꾸준히 유지되던 FCF 플러스 흐름은 2023년부터 깨졌다. 2023년 이전 이노션의 FCF를 훑어보면, 2020년 454억원, 2021년 784억원, 2022년 714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FCF 마이너스의 가장 큰 원인은 신사옥 투자로 인한 CAPEX 증가가 지목된다. 지난해 CAPEX는 2102억원을 찍으며 전년(328억원) 대비 541% 수직상승했다. CAPEX 유형자산 중엔 건설중인자산 항목(1915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노션 CI

이노션은 지난 2022년 12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약 1900억 원에 매입해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기차입금 1000억원을 조달했다.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될 경우 추가적인 지출이 불가피하다. 신사옥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현금 유출을 초래하면서 재무적 부담을 준다.

이노션이 FCF 마이너스 국면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엔 현대자동차그룹의 안정적인 일감이 있다. 지난해 1~9월 사이 현대차가 광고, 선전, 판촉 등으로 투입한 비용은 2조5665억원이다.

이노션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광고회사가 사실상의 매출로 보는 매출총이익은 9419억원(전년 대비 11% 증가), 영업이익은 1557억원(3.8% 증가)을 올렸다.

회사는 매출총이익은 오름세이지만, 영업이익률은 하락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익성 추이를 보면, 매출총이익은 2019년 5160억원에서 2024년 9419억원으로 연평균 약 12.8% 성장하며 우상향 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2019년 23.6%에서 2020년 19.0%, 2021년 20.3%, 2022년 17.9%, 2023년 17.7%, 2024년엔 16.5%까지 하락하며 감소세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인건비는 6146억원으로 전년(5477억원) 대비 12.2% 증가했다. 종속기업 증가(2023년 36개 → 2024년 3분기 42개)로 인해 직원 수(2023년 3796명 → 2024년 4065명)도 확대됐다. 광고업 특성상 인적 자원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비용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를 넘어선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션의 현금흐름 악화는 대규모 자본 지출과 고정비 증가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보유 현금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계열사 물량이 감소할 경우 재무 상태가 빠르게 경직될 수 있다”이라고 전했다.

이노션의 총차입금은 2518억원, 단기적 보유 현금 6380억원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