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인 1일 탈당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강 의원 탈당 직후 심야회의를 열어 곧 바로 강 의원을 제명 처리했다. 이번 사태로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재선인 강 의원도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김병기 의원의 각종 비리 의혹과 맞물려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제기되고, 김 의원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돈을 받았다 돌려줬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민주당은 새해 벽두부터 다급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휴일인 1일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 의원 제명을 결정했다. 그를 둘러싼 공천헌금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에 결정한 최고 수위 징계다. 강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3시간 전에 탈당을 선언하고 실제 탈당이 이뤄졌지만, 민주당은 당규 19조 등을 적용해 제명 조치했다.

이 조문은 징계를 회피하려고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면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고,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당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민주당은 작년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직후 탈당한 이춘석 의원에 대해 제명 처분을 내릴 때도 이 규정을 적용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각종 비위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 의원에 대해서도 당 윤리감찰단의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는 사실을 이날 뒤늦게 공개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여의도로 복귀, 심야 최고위를 소집하고 강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지난 1일엔 또 김 전 원내대표 측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1천만∼2천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과거 의혹이 언론 보도로 드러나 민주당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여기에다 당내 인사의 의혹과 별개로 보수 야당 출신인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갑질·폭언 의혹까지 1일 새로 제기되고 있어 민주당은 이 문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은 시의원 후보자였던 김경 현 시의원에게 1억원을 수수한 혐의가 불거진 강선우 의원을 고발한 정의당 이상욱 강서구위원장을 5일 오후 4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 현재 최대 쟁점은 당시 공천 실무 책임자였던 김 전 원내대표가 강 의원에게서 공천 헌금 얘기를 듣고도 왜 김경 시의원을 단수 공천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주택자인 김 시의원이 1가구 1주택이던 민주당 공천 기준상 컷오프(공천 탈락) 대상이었는데도 공천을 받은 것도 석연치 않다. 민주당 내에선 “김 전 원내대표, 강 의원, 김 시의원까지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둔 4월 21일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서울 강서구가 지역구인 강선우 의원이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녹취에선 김경 시의원이 자신의 컷오프를 사전에 인지한 뒤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일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가 나왔다. 강 의원은 이런 얘기를 하며 김 전 원내대표에게 ‘살려 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강 의원에게 ‘김 시의원의 컷오프는 철회할 수 없다’며 거듭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돈도 빨리 돌려주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화 다음 날 김 시의원은 컷오프되지 않고 단수 공천을 받았다.

김 시의원과 경쟁한 후보가 재심까지 요구했지만 당은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김 시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강서구 시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공천을 받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대화 흐름상 강 의원이 김 시의원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김 전 원내대표에게 눈물로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전 원내대표도 김 시의원의 폭로가 나오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공천을 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