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 “부동산 투기를 통해 재산을 늘린다는 건 이제 과거 생각”이라며 “언젠가는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너무 과대평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폭탄돌리기 하고 있는 거 아닌가. 언젠가는 터질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이어지자, 이를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왜냐하면 우리나라 국민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을 국제적으로 비교한 게 있는데, 아마도 1등”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과대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1980~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 후 약 30년 간 경제 전체가 장기침체를 겪은 일본처럼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투자수단이 부동산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투자 수단도 많아지고 있고, 자본시장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 왜곡을 통해 부동산 시장 교란이 일어나거나 비정상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나라가 망할 일이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도 “부동산 시세 조작도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런 행태는 국민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시장 교란 행위”라며 “마땅히 엄격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가 이런 시장 질서의 일탈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여러 채의 집을 갖는 것보다 고가의 한 채를 선호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주택자에 과도한 공제 혜택, 자산시장 과열로 자금이 쏠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지적하는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질의에 "그런 부분에 문제의식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자는 주장에 구 부총리는 "내가 집을 하나 들고 있는 게 가격이 예를 들어 20억이고, 다른 사람은 5억씩 세 채를 들고 있어 15억이라면 그런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집 한 곳에 20∼30년 살았는데 공제를 줄이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살펴서 연구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