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한중 정상회담이 내달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울 등에서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PEC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열려있고,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시 주석의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PEC은 여러 국가 정상이 모이는 다자 협의체인데 정부는 이를 계기로 중국과의 별도 양자 정상회담도 추진한다는 의미다.
이 경우 시 주석의 방한 형식은 국빈 방문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다면 2014년 박근혜 정부 시기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이 된다고 연합뉴스는 설명했다.
양국 정상회담 장소도 서울이 더 유력한 분위기라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APEC 개최지인 경주는 다자 회의 목적의 각종 시설이 차려지고 있는데, 잠깐 만나는 약식 정상회담은 가능할지라도 국빈 방문에 어울릴만한 양자회담 장소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외교 당국은 한중 정상회담을 오는 10월 31일부터 1박 2일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보다 이른 시점에 할지 종료 후 이어서 할지 등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 등을 중국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 뒤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게 되면 양국 정상회담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2∼26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이와 관련,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10월에도 회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의 '10월 회담' 가능성 거론은 뉴욕 현지에서 갑자기 약식 정상회담 같은 것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관세협상 문제가 유엔총회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는지 묻는 질문에 "관세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며, 각료급과 준각료급, 실무자 간에도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반드시 정상까지 가야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관세 협상이 잘 안돼서 정상회담이 안 된다는 등은 관련이 없다"라며 "관세 협상은 관세 협상대로 실무 준비를 해나간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미 뉴욕 순방에도 대미 협상팀이 동행하지 않는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그 계기에 미측 정부 인사들을 접촉할 수 있고, 그(관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엔총회가) 본격 협상장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협상은 워싱턴에서 진행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며, 유엔총회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진행된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도착 첫날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 및 에너지 전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미 상·하원 의원단 접견 및 동포간담회 일정을 소화한다.
이튿날인 23일에는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특히 24일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은 유엔 안보리 의장국이다.
이 대통령은 토의에서 '모두의 AI'라는 기조 아래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 대응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는 데 이어 프랑스·이탈리아·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등의 정상과도 회담할 예정이라고 위 실장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25일에는 미국 월가의 금융계 인사들과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 행사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