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대선 선거운동 때부터 ‘실용’과 ‘통합’, ‘민생안정’을 중점 강조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자말자 약속대로 연일 ‘정상간 통화 외교’와 다양한 ‘민생안정’ 행보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가졌다. 미국·일본·중국·체코에 이은 취임후 5번째 정상 간 통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약 25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1992년 수교 이후 눈부시게 발전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앞으로도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도록 끄엉 주석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끄엉 주석은 "베트남의 경제 발전 및 고도화 추진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해나가자"고 화답했다.
특히 두 정상은 고속철도와 원전 등 전략적 분야로 양국의 협력을 확대·심화하기로 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베트남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고 끄엉 주석도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끄엉 주석은 또 이 대통령에게 베트남 방문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심도있는 논의를 갖길 고대한다”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도 활발히 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정상간 통화 순서도 관심을 모았다. 당초에는 미국-중국-일본 순으로 정상간 통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의 순서를 바꾸었다.
진보정권 재집권으로 외교 중점이 다시 ‘중국-북한-러시아’ 축으로 기우는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읽혔다.
3국 다음에 체코와 베트남이 선정된 것도 이 대통령 특유의 ‘실리 외교’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베트남은 우리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나라이고, 체코는 대규모 원전수출이 진행 중인 나라다.
이재명 대통령은 곧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4∼2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도 연이어 참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이 사안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으나 참석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주식시장을 방문, 주식 불공정거래 근절을 주문한데 이어 재계 총수들과의 면담에도 곧 나선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주요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장들과 만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두 차례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추경 편성과 물가안정대책을 주문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외부 일정도 대부분 경제행사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5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1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53％로 집계됐다.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19％로 나왔다. '모름·무응답'은 28％였다. 2022년 5월에 나온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첫 NBS여론조사 국정수행 지지율은 48%였다.
이번 조사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 지역의 긍정 평가가 85％로 가장 높았고, '대전·세종·충청' 56％, '인천·경기' 53％ 등 순이었다. '대구·경북'의 긍정 평가는 31％로 가장 낮았다.
이 대통령의 향후 국정 수행 기대감에 대한 질문에는 '잘할 것'이라고 답변한 긍정적 기대 비율이 65％, '잘못할 것'이라고 답한 부정적 기대는 24％로 조사됐다. '모름·무응답'은 10％였다.
새 정부 인선 평가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가 57%, 부정적 평가가 23%로 각각 집계됐다. 새 정부 우선 추진 과제로는 민생경제 안정과 내수 회복(69%), 국민 통합과 정치갈등 해소(30%), 관세 협상 등 외교 현안 해결(29%), 계엄사태 진상 규명(26%), 검찰·사법개혁(20%), 부동산 대책 마련(14%) 순으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45％, 국민의힘의 지지도는 23％로 집계됐다. 대선 전인 지난달 19∼21일 이뤄진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도는 5％포인트(p) 상승했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8％p 하락했다. 양당 지지도 격차는 9％p에서 22％p 차이로 벌어졌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