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티엔아이 증권신고서 전자공시. 출처=금융감독원

㈜원일티엔아이가 상장을 앞두고 최대주주 측과의 내부거래 이력과 ‘이해관계자 거래 리스크’ 논란에 휩싸였다. 지배구조상 사실상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 친인척 중심의 특수관계자가 8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증권신고서에는 이를 둘러싼 수익 전가 가능성을 회사가 스스로 인정한 대목도 등장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일티엔아이는 원재료 수급이 어려웠던 시기 이정빈 대표의 가족회사 제이케이인을 매입사로 내세워 고압연소식기화기(SCV:Submerged Combustion Vaporizer)의 버너(BURNER)를 조달받는 구조로 거래를 진행했다. SCV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기화시켜 천연가스로 변환하는 설비다.

최근 제출된 증권신고서에는 “최대주주 측으로 회사 이익이 전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급 구조를 바꿨다”는 자발적 고지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원일티엔아이는 제이케이인이 거둔 누적 영업이익 11억6000만원에 상당하는 이정빈 대표의 지분 8만5928주를 회사에 무상 증여했고, 별도로 자녀 유학비와 급여 등으로 사용된 7억2700만원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추가 5만3865주를 증여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승준 전무는 이 대표의 장남으로, 유학 시절 교육훈련비 4억700만원과 급여 3억2000만원을 원일티엔아이로부터 각각 수령했다. 회사는 “내부 인재 양성을 위한 규정에 따른 정당한 비용”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규정이 적용된 다른 임직원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이 대표가 무상증여로 내놓은 주식의 가격 산정이다. 원일티엔아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상단 가격(1만3500원)을 기준으로 주당 가치를 책정했다. 이는 통상 상장예정기업들이 밴드 하단 가격을 기준으로 부당이득 환수 주식을 평가하는 관행과는 다소 어긋난다.

이 같은 이례적 책정 방식은 시장 일각에서 형식적 수습이라는 평가와 함께 “사전 인지된 이슈를 공모 과정에서 포장한 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티엔아이 증권신고서 전자공시. 출처=금융감독원

실제 원일티엔아이의 지배구조는 공모 전후로도 강력한 오너일가 중심 체제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공모 전 기준, 최대주주 법인인 제이케이인 28.97%(212만8000주)을 비롯해 이정빈 대표18.14%(133만2697주), 자녀인 이승준·이승욱 각 12.37%(90만8300주), 배우자 전영임 4.77%(25만330주)까지 포함하면 오너 직계 가족만으로 76.6%에 달하는 지분율을 형성했다.

여기에 이정희(이 대표의 누나·0.28%), 이정규(이 대표의 동생·0.27%), 전영자(이 대표의 처형·0.27%), 이정숙(이 대표의 동생·0.27%), 이지현(이 대표의 동생·0.27%), 전영옥(이 대표의 처형·0.27%), 전용석(이 대표의 조카·0.14%), 정유일(이 대표의 매제·0.09%) 등 친인척과 류원영(미등기 임원·0.14%), 임규혁(등기감사·0.03%), 원일티엔아이(자기주식·1.90%)의 지분까지 합하면 특수관계자 총 지분율은 80.55%(591만6350주)에 이른다.

공모 후에도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전체 지분 희석에도 불구하고 제이케이인은 25.39%(212만8000주)를 유지했고, 이정빈 대표는 구주매출로 20만주를 매각해도 13.52%(113만2697주)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두 자녀(이승준·승욱) 역시 각각 10.84%(90만8300주)를 유지한다. 공모 이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전체의 지분율은 68.21%(571만6350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반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원일티엔아이는 이처럼 제이케이인을 통한 법인 지배와 이 대표 일가의 직·간접적 영향력이 절대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 여부가 시장 신뢰 확보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90년 원일산업이란 상호로 설립된 원일티엔아이는 발전소 및 도시가스용에 사용하는 천연가스설비인 가스히터, 가스필터, 발전시설에 사용하는 Deblris 필터 등을 국산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