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차 내 짐칸·선반 노려 9일간 1천만 원 상당 훔쳐…탑승·하차 반복한 치밀한 수법
  • 철도특별사법경찰대 현행범 체포…최근 3년 새 열차 내 절도 꾸준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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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의 낭만을 노린 상습 절도범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붙잡혔다. 열차 내 캐리어나 가방에 보관된 노트북과 태블릿PC만 골라 훔친 20대 외국인이 검거된 것이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대장 도정석)는 최근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열차 내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절취해온 베트남 국적의 20대 남성을 3월 20일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지난 3월 12일부터 20일까지 불과 9일 동안 전국 주요 열차를 오가며 총 7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 피해품은 총 1,060만 원 상당에 달했다.

범행 수법은 대담했다. 승객들이 짐칸, 통로 보관대, 선반, 객실 뒤편 공간 등에 놓은 가방이나 캐리어에서 값비싼 전자기기만 골라 빼낸 뒤, 다음 역에서 바로 하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외관상 짐에는 손상이 없어 피해자들이 한참 뒤에야 도난 사실을 알아채는 경우도 많았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최근 열차 내에서 유사한 절도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특별수사팀을 구성, 집중 추적 끝에 피의자의 동선을 파악했다. 그리고 3월 20일 오전 9시 35분,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1307열차 내에서 태블릿 PC가 든 가방을 훔친 피의자를 화장실에서 뒤지는 장면을 포착해 현장에서 체포했다.

철도경찰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열차 내 절도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2022년 130건, 2023년 163건에 이어 올해도 3월까지 14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절도 피해는 주로 캐리어나 가방, 휴대전화 등으로, 열차 이용 시 짐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철도경찰은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여죄를 추가로 수사 중이다. 아울러 승객들에게 “열차 내 물품 도난 피해 발생 시 철도특별사법경찰대로 즉시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