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지난 16일부터 쏟아진 역대급 폭우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 도로와 농경지 등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고 전국에서 5천여명이 대피했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7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최대 519.3㎜의 장대비가 쏟아지며 전국에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도로 침수, 하천 범람 등 공공시설 피해는 총 499건에 달했다. 도로 침수가 328건으로 가장 많았고 토사 유실 62건, 제방 유실 30건, 도로 싱크홀 3건, 하천 범람 2건, 낙석 2건, 역사 침수 1건, 옹벽 붕괴 1건, 농경지 침수 1건 등 순이었다.
건축물 침수, 담벼락 붕괴 등 사유 시설 피해도 모두 425건에 달했다. 건축물 침수가 20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벼 침수 28건, 빈집·담벼락 붕괴 3건, 주택 침수 1건, 사유지 옹벽 붕괴 1건, 토사 유출로 인한 차량과 건물 일부 파손 1건 등이 있었다.
전국 13개 시도, 59개 시·군·구에서 이날 오전 9시 기준 3995세대, 5661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중 2535세대, 3555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또 축구장 1만8천여개 면적에 해당하는 농작물이 물에 잠겨 정부가 피해 복구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농업 분야 호우 대처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복구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의 초동 조사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 침수 피해 규모는 전날 기준 벼와 콩, 쪽파, 수박 등 농작물 1만3033㏊(헥타르·1㏊는 1만㎡)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1만8천여개 면적에 해당한다.
작물별 피해 규모를 보면 벼가 1만1041㏊(84.7%)로 대부분이고 논콩이 1360㏊, 쪽파 92㏊, 수박 91㏊ 등이다.
지역별 피해 규모는 서산, 당진, 예산 등 충남 지역이 1만2464㏊로 95.6%에 달하고 경남이 326㏊로 뒤를 이었다. 가축은 소 56마리(한우 26마리·젖소 30마리), 돼지 200마리, 닭 60만마리가 폐사했다.
호우 피해가 커지며 249개교는 학사 운영을 조정했다. 이날 10시 기준 총 29개교가 휴업을 결정했고, 59개교는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159개교는 단축 수업 또는 원격 수업을 진행했다.
배편과 기차편 역시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묵호∼울릉, 울릉∼독도 등 2개 항로 2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항공편은 광주 1편이 결항되며 발이 묶였다.
일반열차는 ▲경부선(서울~대전, 서울~서대전) ▲장항선(천안~익산) ▲서해선(소사~원시) ▲충북선(조치원~봉양) ▲경전선(동삼랑진~광주송정) ▲호남선(광주송정~목포) ▲전라선(남원~여수) 등 7개 구간이 운행 중지됐다. 이 구간들은 이날 오후 7시까지 운행 중지될 예정이다.
둔치주자창 119개소, 지하차도 27개소, 도로 124개소, 야영장·캠핑장 13개소 등의 출입도 통제 중이다. 전국에서 들어온 정전 신고는 45건으로, 이 중 36건은 복구됐으나 9건은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16일 0시부터 18일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나주 445㎜, 광주 442㎜, 홍성 437.6㎜, 서산 427.1㎜, 담양 397.0㎜, 세종 390.0㎜, 창녕 376.0㎜ 등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19일까지 이틀 동안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은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충청권과 전북, 대구·경북은 50∼150㎜(많은 곳 20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됐던 부산 타운홀 미팅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에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폭우 대응 상황 점검을 위해 당초 예정된 오후 일정을 취소했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김 총리의 오후 일정이 모두 취소됐으며 김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우 대응 상황을 챙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