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임백향 기자

JW그룹의 승계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이경하 JW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기환 씨가 최근 JW홀딩스 지분 매입을 가속화하며 대주주 반열에 성큼 다가섰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JW홀딩스 공시를 보면 이기환 씨는 2만 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하며 JW홀딩스 보유 지분율을 4.17%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JW이종호재단(7.48%)을 제외하면 특수관계인 중 이경하 회장(28.43%)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특히 이기환 씨가 JW홀딩스에 공식 입사한 2022년을 기점으로 지분 매입 속도가 뚜렷하게 빨라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2022년 4월 대량보유보고서에 JW홀딩스 직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기환 씨는 입사 직후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해왔다. 당시 고(故) 이종호 회장이 보유했던 2.68%의 지분을 단숨에 넘어선 것도 이때다. 이후 3년간 120만6082주의 주식을 매집하며 약 1.6%p의 지분을 늘렸는데, 16일 종가(3735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5억 원어치를 사들인 셈이다.

이러한 추세는 형제자매 및 친인척들과의 격차를 점점 벌리며 지배력 강화를 향한 행보로 읽힌다. 예컨대 이 회장의 동생 이동하 씨의 지분율은 2.99%로, 이동하 씨의 장녀 이수민 씨(0.14%)와 합산해도 3.13%에 그친다. 이기환 씨와는 1%p 이상의 차이다.

16일 JW홀딩스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분 매입 재원을 들여다보면 주식담보대출 활용이 눈에 띈다. 이 씨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에서 3억 원을 차입하며 JW홀딩스 주식 13만6240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기존 삼성증권, DB증권과의 계약까지 포함하면 총 33억 원 규모의 주담대를 활용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4.17%라는 절대적인 지분을 확보하면서 JW홀딩스의 차기 경영권 향방에 대한 외부의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JW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해온 만큼, 이경하 회장의 유일한 아들이라는 이기환 씨의 존재감은 단순한 지분 숫자 이상으로 읽힌다. 성은·민경 씨 등 쌍둥이 누나보다 두 살 어린 1997년생이지만, 지주사에 유일하게 몸담고 있는 자녀다.

현재 JW홀딩스 경영지원본부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그를 두고 시장에서는 이미 4세 승계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 20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식 승계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JW그룹은 역대 오너 일가의 조기 승계 준비로 잘 알려진 만큼, 이번 지분 확대 흐름이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JW홀딩스 측은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기환 씨의 가파른 지분 확대는 향후 JW그룹 지배구조에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