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측근 김모씨가 운영하던 부실 렌터카업체에 여러 대기업이 수백억원대를 투자했다는 의혹을 놓고 집중수사에 착수했다.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9일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김여사의) 속칭 집사로 불리던 주 피의자 김모씨가 언론 취재가 이뤄진 지난 4월 해외로 출국해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며 "사무실과 가족들의 주소지를 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해외 도피와 증거 인멸 정황이 있어 보이고, 신속한 수사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며 "관련자, 관련 회사들의 휴대전화와 자료 삭제 등 증거인멸 행위가 우려되는데 발견될 경우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검보는 이어 "김씨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기업을 통한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어떠한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실체를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검보는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해당 사건이 특검법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됐다"며 “강제수사가 아닌 방식을 통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검보는 이 사건을 '집사 게이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검팀은 특검 준비기간이던 지난달 해당 의혹을 내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씨가 2023년 자신이 설립한 렌터카 업체 IMS에 카카오모빌리티 등 여러 대기업들로부터 180억원을 투자받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문 특검보는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관련 협찬의 수사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렌터카 관련 회사를 설립한 후 도이치모터스로부터 사업상 혜택을 제공받고, 2023년 각종 형사사건과 오너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거액을 투자금 명목으로 수수한 의혹에 대해 내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대상으로 의심되는 도이치모터스로부터는 BMW 차량 50대를 지원받아 렌터카 사업에 활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IMS는 당시 누적 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특검팀은 대기업들이 이른바 '오너리스크' 등 총수 관련 형사사건에서 수사 편의나 선처 등을 제공받기 위해 김 여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김씨가 설립한 기업에 뇌물조로 투자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특검보는 "법률 규정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은 특검의 수사 대상이 맞다"며 압수수색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김씨는 2010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친분을 쌓은 후 코바나컨텐츠에서 감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지시로 최씨의 통장 잔고 증명서를 직접 위조한 인물로 지목돼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