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래커 = 박지훈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재활 솔루션 기업 네오펙트가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하며 전사적 체질 개선과 신사업 드라이브에 나선다.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 확대와 국내 비대면 진료 법제화 움직임이 맞물리며, 실적 반등과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네오펙트는 지난 27일 기존 최대주주인 스칸디 신기술조합 제278호 외 2인이 보유 중이던 보통주 1350만주를 총 270억원에 페타필드 외 3인에게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오는 8월 13일부로 페타필드가 보유하게 될 주식은 1000만주, 지분율로는 21.67%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같은 날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경영권 교체를 넘어, 네오펙트의 사업 방향과 성장 전략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네오펙트는 전 세계 유일의 AI 기반 재활 플랫폼 기업으로, 뇌졸중·치매·척수손상 환자를 위한 병원용 및 가정용 디지털 재활 의료기기를 개발해 왔다. FDA(미국식품의약국), CE(유럽 적합성 인증) 등 글로벌 인증을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네오펙트는 미국과 독일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21개국에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특히 미국 지사의 경우 주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채택되는 등 홈·원격 재활서비스 시장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내 상위 10위권 병원으로 꼽히는 스탠포드 메디컬 헬스케어에 공식 벤더로 등록되며, 북미 의료 네트워크 내 입지를 강화했다. 이 병원은 의료서비스 평가기관 비지언트(Vizient)로부터 ‘Top Academic Medical Centers’로 선정된 곳이다.
국내 환경도 긍정적이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비대면 원격진료’ 법제화 흐름에 맞춰, 네오펙트는 충북대학교병원과 함께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코그모(CogMo)'를 공동 개발했다. 이 도구는 자가 인지검사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원격 진료와의 연동을 염두에 둔 설계로 향후 관련 수요 확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환경도 나쁘지 않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3768억 달러(한화 약 548조원) 규모로, 2032년에는 1조5500억 달러(약 218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도 2023년 기준 약 6조5000억원에 달하며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네오펙트는 기존 재활의료기기 사업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병행해 ‘퀀텀점프’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유동성 확보와 현금 흐름 개선 조치도 선제적으로 검토 중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네오펙트 관계자는 “새로운 최대주주의 참여로 유동성 확보뿐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도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미국 시장 내 채널 확대와 원격 헬스케어 기술 상용화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수출과 국내 제도 환경 양축에서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네오펙트가 단순 의료기기 기업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분기점으로 본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의료 AI와 디지털 재활은 단기 수익보다 지속적인 시장 형성과 기술 축적이 중요하다”며 “기존 제품군을 기반으로 원격 진료, 인지 분석, 빅데이터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경우 높은 재평가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헬스케어 산업 분석가는 “스탠포드병원 벤더 등록은 기술력의 방증이며, 미국 내 메디케어 채널 연계 성공 여부가 중장기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