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임백향 기자

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지만, 실질 체력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미국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 투자가 결실을 맺고도, 늘어나는 이자비용과 3년째 이어지는 현금유출은 성장을 갉아먹는 주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3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연간 3002억원의 손실을 딛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작년 한 해 2757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올해 1분기 1362억원의 이익을 내며 실적 회복을 주도했다. 미국 현지 생산설비 ‘솔라허브’의 완공이 가시화되고, 고율의 대중 무역관세가 현실화되면서 현지 생산 역량을 갖춘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외형 성과와 달리 내실은 불안정하다. 한화솔루션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FCF) 추이는 회사의 구조적 재무 문제를 가장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2020년 1803억원 흑자였던 FCF는 2021년 312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마이너스)-9138억원, 2023년 -2조1001억원, 2024년에는 무려 –3조2466억원까지 곤두박질쳤다. 3년 새 누적 적자 폭은 6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수익보다 훨씬 많은 돈을 외부로 내보내고 있는 셈이다.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3년간 한화솔루션의 설비투자(CAPEX)는 6조8000억원 수준으로, 동기간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6500억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10배를 넘는다. 결국 차입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급격한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한화솔루션 CI. 사진=한화솔루션

2019년 2421억원이던 이자비용(자본화된 차입원가, 매출채권 처분손실 등 이자 성격 항목을 포함)은 2020년 2128억원, 2021년 1541억원까지 다소 줄었다가 이후 반등했다. 2022년 2316억원, 2023년에는 4501억원으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711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불과 2년 만에 3배 이상 불어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추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만 2조원의 추가 CAPEX를 예고했다. 이 중 1조6000억원은 신재생에너지 부문, 4000억원은 케미칼 부문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예상되는 영업현금 흐름은 5000억원 수준으로, 또다시 부족분은 차입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이자(연간 417억원), 계열사 채무보증 확대(6조8000억원 규모)까지 겹치며 한화솔루션의 재무 부담은 복합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올해 1월과 4월 한화솔루션은 미국 계열사 프로젝트를 위한 총 8561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단행했다. 이 같은 적극적 보증은 미국 시장 선점이라는 전략적 목적과 맞물려 있지만, 한계기업 전락 리스크와 신용도 저하라는 이면을 안고 있다. 케미칼 부문의 실적 부진도 부담을 가중시킨다. 올해 1분기 케미칼 부문은 9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 업황이 바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회사 전체 수익성의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재무 전문가들은 “영업이익의 반등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이익을 내도 잉여현금이 계속 마이너스라면 기업가치와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