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임백향 기자
코스닥 상장사 다보링크가 폐배터리 복원·재생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본업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배구조 불안과 과거 신사업 실패 이력 탓에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보링크는 오는 5월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사내이사에는 김광현, 이종소, 이성수, 정찬수, 차인호 등 5명의 인사가 새롭게 합류한다. 이들의 임기는 모두 3년이다.
김광현 후보는 1966년 8월생으로,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원자력안전재단 방사선안전교육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폐배터리 기술개발을 이끌 주요 인물로 평가된다. 이종소 후보(1972년 12월생)는 현 펄서에너지 대표로, 과거 클린이노베이션베이 대표를 역임했다. 이성수 후보(1971년 6월생)는 숭실대 벤처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일성에프에이 대표를 맡고 있다. 정찬수 후보(1973년 12월생)는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창성 대표로 활동 중이다. 차인호 후보(1965년 9월생)는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과거 호아텍 사업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이밖에도 사외이사 후보로 김정호, 현덕수, 조환욱 씨가 이름을 올렸다.
다보링크는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진단한 후 재사용하는 '순환형 복원 전략'을 신사업 모델로 제시했다. 기존의 금속 추출 중심 방식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시장은 회의적이다. 지난해 추진했던 초전도체 사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보링크는 지난해 초 LK-99 논문으로 주목받은 권영완 교수가 이끄는 그린비티에스에 20억원 투자를 예고하며 초전도체 사업 진출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관련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고, 그린비티에스는 오히려 코스닥 상장사 씨씨에스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다보링크 홈페이지 갈무리
본업 상황도 녹록지 않다. 다보링크는 정보통신장비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2022년 적자 전환 이후 3년 연속 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659억원, 영업손실은 16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지배구조 문제도 리스크로 지목된다. 최대주주인 테라사이언스(현재 거래정지)는 지난해부터 다보링크 매각을 추진해왔다. 6월 엔포스페이스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나 해지됐고, 현재는 ㈜엠피에스인베스트(MPS Invest)와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은 상태다. 잔금 납입 일정은 당초 1월에서 4월로, 다시 5월 23일로 연기됐다. 이사진 교체 직후 최대주주(예정 지분율 5.10%)가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엠피에스인베스트는 2019년 11월 5일 설립된 소규모 법인으로, 대표 김강범(지분율 65.00%) 씨를 비롯해 과거 더이앤엠㈜ 출신 인물인 신환률, 김대권, 권현기, 변창규 씨 등이 주요 임원으로 활동했었다. 이 중 권현기 씨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 ㈜베셀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더이앤엠은 팝콘TV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로, 최근 6년 연속 적자와 지난해 말 기준 1000억원 이상의 결손금을 기록하며 심각한 재무 리스크를 안고 있다.
다보링크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이브이씨홀딩스(EVC Holdings), 다엠기술투자조합, 에버그린1호조합 등 다른 법인들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이브이씨홀딩스는 지난해 1월 강남구에 설립 후 실질적 사업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고, 주요 인물들은 과거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위기의 코스닥 업체들과 연관돼 있었다.
다보링크는 현재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있으며, 누적 벌점은 14점이다. 추가로 1점이 쌓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지난해 9월 2회차 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도 납입 지연과 발행 규모 변경 등으로 시장 신뢰를 스스로 훼손했다.
다보링크가 이번에 내세운 폐배터리 복원사업이 실제 수익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배구조가 불안정하고, 신사업에서 성공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경계심은 쉽게 거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