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검찰청(공소청) 검사의 ‘범죄 수사’ 권한이 오는 10월부터 없어진다. 현재 검찰 업무 중 중대 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소와 재판은 공소청이 각각 담당한다.
중수청의 직접 수사 범위도 '9대 중대 범죄'로 한정된다. 중수청 사무 지휘·감독권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행사한다. 그동안 '뜨거운 감자'로 거론됐던 공소청 보완수사권은 일단 결론 내지 않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또 하나 쟁점인 중수청 조직 이원화는 그대로 관철하기로 해 여권 일각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소청 및 중수청 법안을 발표하고 오는 2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안을 마련해온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무 1호였던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검사의 수사 및 공소유지 권한 중 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이다. 법무부 산하 공소청 검사 직무에 대한 통제는 강화된다. 추진단은 주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외부위원이 심의하는 사건심의위원회를 각 고등공소청마다 설치하기로 했다.
검사 적격심사에 참여하는 외부위원 비중도 커진다. 현재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및 위촉 위원은 각각 4명과 2명인데 이를 절반씩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법무부와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자는 취지다. '법무부 산하 검사의 수사개시'는 이제 불가능해진다고 보면 된다.
행안부 산하 중수청은 9대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국가보호(내란·외환)·사이버)를 직접 수사한다. 검찰개혁추진단은 중수청 수사 대상 범죄에 대해 “지능적·조직적 화이트칼라범죄를 중심으로 설정하고, 대형참사 범죄 및 사이버범죄와 같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거나 국익과 직결돼 국민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대통령령을 통해 고액 경제범죄, 기술유출, 국제 마약밀수, 대규모 해킹 범죄 등 중대범죄의 죄명 등을 특정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중수청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도 요구할 수 있어 수사 우선권도 갖게 됐다. 공소청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또 중수청 조직은 법리 판단 등 사실상 검사 역할을 할 수사 사법관과 일반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기로 했다. 수사 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이고, 전문수사관은 1~9급 방식으로 운영하되 전문수사관도 5급 이상은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할 수 있고 고위직에도 제한없이 임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수청 예상 인력을 약 3000명으로, 담당 사건은 연간 2만~3만건으로 각각 예상했다.
중수청 통제 방안으로 추진단은 중수청법에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행안부 장관은 중수처 사무에 대해서만 일반적인 지휘·감독을 할 수 있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추진단은 또 공모직 감찰관, 시민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 등 내부 통제장치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부족한 수사 내용을 공소청 검사가 추가로 직접 수사하는 보완수사권, 수사기관이 혐의없음 처분한 사건까지 공소청에 송치하는 전건(全件) 송치 여부는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보완수사권 등과 관련해서는 올 상반기에 정부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불기소 사건에 대한 이의 절차인 항고 및 재항고, 재정신청 인용률, 무죄판결률 등이 검사 근무성적 평정기준에 합리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공소처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검사가 정치에 관여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규정도 신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