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서부T&D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1315외 7필지(88756㎡) 등 서울과 인천 소재 토지 8곳과 건물 8곳, 그리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 122개호의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재평가 기준일은 지난 11월30일이며, 재평가 대상 부동산의 장부가액만 2조7223억원에 달한다. 평가기관은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이다.
자산 재평가 목적은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자산의 실질적인 공정가치를 반영, 자산 및 자본 증대효과를 노리고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부T&D는 옛 서부트럭너미널의 후신 기업으로, ‘부자들도 인정하는 숨겨진 찐 알짜부자’로 유명한 승만호 회장(68) 소유 기업이다. 승 회장은 2006년 작고한 부친 고 승항배 회장이 일군 전국 30여개 터미널 사업부지를 호텔, 쇼핑몰 등으로 개발. 대성공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대표작으로는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 인천 스퀘어원 복합쇼핑몰 등이 있다. 지난 11월에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부지를 물류와 주거, 쇼핑이 결합된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재개발하는 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이 개발 사업들과 관련 부동산들을 모두 총괄하는 서부T&D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그룹 지주사인 엠와이에이치(지분율 18.99%)이고, 승만호 회장은 14.62%로 2대 주주다. 계열사인 오진상사와 오진개발도 서부T&D 지분을 각각 7.2%, 1.64%씩 갖고 있다.
또 엠와이에이치의 최대주주는 승만호 회장(49.14%)이다. 계열사로는 오진상사, 오진개발, 오진교역, 오진엠에이치, 엠와이에이치, 나노와이에스, 5앤2 등이 있다.
오진상사(승 회장 지분율 72%), 오진엠에이치(90%), 엠와이에이치(49%) 등 나머지 대부분 계열사들도 승 회장이나 승 회장 기업이 최대주주들이서 사실상 승 회장 1인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1979년 설립된 서부T&D가 그룹 주력기업으로, 이 회사를 통해 화물터미널, 호텔(서울드래곤시티), 쇼핑몰(스퀘어원) 등 다양한 부동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 서부에스디씨를 통해 시설관리 등 신사업도 벌이는 중이다.
승 회장은 한국일보 최대주주인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 승은호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회장, 승현준 포레스코 회장과 4촌 간이다. 평북 정주 출신의 승 회장 부친과 승명호 회장 부친은 친 형제간으로, 같이 월남해 사업을 크게 일군 것으로 알려진다.
승만호 회장 부친은 광복 직전인 1944년 서울에 내려와 용산관광버스터미널과 서초동 화물터미널(남부시외버스터미널) 등을 운영했다. 1남 3녀 중 셋째로 부잣집 외아들이었던 승 회장은 경복고,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1986년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 입사, 터미널 경영을 배우다 디벨로퍼로 변신, 회사를 크게 키웠다.
서부T&D가 얼마나 알짜 회사인지는 자산 규모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3조956억원에 달한다. 핵심 자산은 원효 상가, 서울드래곤시티호텔 등 용산에 있는 부동산들이다.
부채는 1조8005억원, 순자산(자본총계) 1조2951억원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서부T&D 주가는 최근 많이 올랐지만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아직 8277억원이다. 아직도 저평가된 자산주라고 할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엄청난 부동산 소유기업이 대대적으로 자산재평가를 한다면 자산과 순자산 증가 폭은 수조 단위의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