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인 울산 울주 새울 원전 3,4호기 건설현장※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울산 울주 새울 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착공 9년 만에 운영 허가를 정식으로 받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0일 회의에서 ‘새울 3호기 운영 허가’를 표결에 부쳐 찬성 5인, 반대 1인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9일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사고관리계획서의 일부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의결을 보류했다가 두 번째로 심의한 이날 회의에서 허가안을 의결했다.
새울 3호기 착공 9년만에 허가를 받은 것으로, 신규 원전 허가는 2023년 9월 신한울 2호기 이후 2년여만이다. 업계는 새울 3호기가 운영되면, 원전 공백이 커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착공한 새울 3호기는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 용량 1400MW급, 설계수명 60년인 가압경수로형 원전이다. 현재 운영 중인 새울 1·2호기, 신한울 1·2호기와 기본 설계가 동일하다.
발전용량은 부산·광주·대전 시민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 고리·한빛·한울·월성 원전의 경우 650~950㎿(메가와트)급이다.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020년 8월 5일 쌍둥이 원전인 새울 4호기와 함께 운영 허가를 신청했다. 신청 당시엔 신고리 5, 6호기였지만 발전소 본부 명칭과 통일을 위해 2022년 새울 3, 4호기로 변경됐다.
새울 3호기가 착공 9년이 지나 비로소 운영 허가가 난 것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으로 심사가 지연되고, 기준이 바뀌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새울 3호기는 항공기 테러에 대비해 설계를 바꾼 첫 원전이기도 하다. 앞선 한국형 원전보다 벽체 두께가 15㎝ 늘어난 137㎝로 설계됐다. 원자로를 둘러싼 보조 건물은 30㎝ 더 두꺼워진 180㎝다.
지진 같은 사고로 전원이 끊길 것을 대비해 ‘대체교류디젤발전기’도 추가 설치했다. 기존 원전이 2개 호기당 1대였던 발전기를 1개 호기당 1대로 늘렸다.
또한 저장 시설 부족으로 논란이 됐던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용량도 기존 원전의 3배인 60년 치로 늘려 설계 수명 전체에 해당하는 양을 보관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었다.
이번 운영 허가 이후 한수원은 새울 3호기에 연료를 장전하고 6개월에 걸쳐 시운전을 거치게 된다. 시운전 등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사용 전 산업부의 사업 개시 신고 절차를 마치고 상업 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상용 발전을 시작할 수 있다.
새울 3호기가 가동되면 퇴역하는 원전들로 인해 생기는 전력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후 원전 중 한빛 1호기는 지난 22일 설계 수명이 만료되면서 가동을 멈춘 채 계속운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한빛 1호기 외에도 8기의 원전이 현재 계속운전 허가를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고리 3~4호기, 한빛 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4호기 등이다.
새울 4호기도 신규 운영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원안위는 내년 하반기 중에 새울 4호기에 대한 운영 허가 심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은 전 원전 발전의 10.7%를 담당하는 새울 1, 2호기에 3, 4호기가 추가되면 원전 발전량의 19.4%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