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15년 자이언트케미칼은 반도체와 2차전지, 식품, 제약·바이오,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원재료로 쓰이는 마그네슘 실리케이트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재 자이언트케미칼은 마그네슘 실리케이트 국내 유일 생산으로 대기업 수요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며 ‘토털 무기화학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공장 건설을 통한 생산 거점 확대와 응용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트래커는 자이언트케미칼의 성장을 이끈 경영 전략과 기술력을 집중 조명한다.
더트래커 = 박지훈 기자
폴리우레탄(PU) 밸류체인에서 ‘폴리올(Polyol) 정제’는 품질을 좌우하는 숨은 병목 공정으로 꼽힌다. 합성 과정에서 투입되는 KOH(수산화포타슘) 또는 NaOH(수산화소듐) 촉매 성분과 각종 불순물이 잔존하면 제품 색(탈색)과 품질 안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자이언트케미칼은 ‘공업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를 통해 폴리올 내 불순물 흡착·제거 및 탈색, K+(포타슘 이온), Na+(소듐 이온)의 화학결합 흡착 제거를 대표 기술로 내세우며 국내시장 마켓 1위를 석권했다. 공업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는 자이언트케미칼의 매출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으로, 회사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자이언트케미칼 폴리올 정제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 ⓒ사진=더트래커/박지훈 기자
◇“잘 잡아내도, 안 걸러지면 끝”…시장은 ‘공정 성능’으로 판단
정제용 흡착소재는 전통적으로 “불순물 및 오염물질 제거율이 높으면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현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흡착력이 좋아질수록 여과가 느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즉, 흡착(제거율)과 여과(생산성)가 상충하는 ‘Trade-off’가 발생하면, 제거율이 좋아도 공정 전체 처리량(Throughput)이 떨어져 채택이 미뤄진다. 자이언트케미칼이 ‘Trade-off 개선’을 경쟁력의 한 축으로 전면 배치했다.
◇입도선별로 ‘맞춤형’ 강조…표준품 vs 공정 최적화의 대결
자이언트케미칼이 내세우는 첫 번째 차별점은 입도(입자크기·Particle size)선별 기반의 맞춤 생산이다. 기존 공급사는 표준화된 입도 제품 위주로 공급하는 반면, 자이언트케미칼은 수요처 설비환경에 최적화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최근 실험에서 A사 제품의 입도는 18.79㎛, 54.45㎛를 나타냈으며, 자이언트케미칼의 입도는 22.16㎛, 68.59㎛를 기록했다. 입도 숫자가 클수록 여과 속도가 빠르다.
공정재 시장에서 ‘맞춤’은 곧 진입장벽이다. 고객사 설비(필터 사양, 점도, 배치·연속 운전, 압력 조건 등)마다 최적 입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보다 고객사 공정에 맞춘 ‘스펙 설계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다.
◇경쟁사 P·D사 대비 수치 제시…제거율 98.6%, 여과 193초
자이언트케미칼은 해외 경쟁사로 P사(네덜란드), D사(미국)를 제시하며 정면 비교에 나섰다. 회사 자료 기준으로 자사 제품(SEAWARDSOL 700/800)은 △촉매 제거율 98.6% △여과시간 193초를 보인 반면, P사는 제거율 96.5%·여과 310초, D사는 94.6%·여과 220초의 결과값을 보였다.
즉, 자이언트케미칼은 촉매 제거율 +4.0%, 여과 시간 80초 단축, 원가절감 20% 효과 등에서 우위를 가진다. ‘제거율(품질)’ 단일 지표가 아니라, ‘제거율–여과시간(생산성)–원가(경제성)’ 3박자를 동시에 끌어올린 셈이다.
자이언트케미칼은 공업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 소재 공급사를 넘어, 폴리올 공정의 KPI(품질·생산성·원가)를 통합적으로 올리는 ‘공정 솔루션 기업’으로 포지셔닝되고 있다. 단순한 소재 납품이 아니라, 고객사의 정제 공정 성능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효율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해외 강자 중심으로 형성된 정제용 흡착소재 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은 ‘맞춤형 스펙’과 ‘공정 시간 단축’에 있다는 판단이다.
자이언트케미칼 양산공장 폴리올 정제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 설비. ⓒ사진=더트래커/박지훈 기자
◇‘실적’이 관건…PU 밸류체인 고객군 전면에
시장에서는 공정 효율성이 승부를 가른다고 본다. 공정 조건이 달라도 동일 성능이 재현되는지, 입도 맞춤이 실제로 고객사의 필터·운전 조건에서 병목을 줄여주는지, 그리고 공급 안정성까지 확보됐는지가 관건이다.
이 같은 이유로 공정재는 제품의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만큼 한 번 채택되면 변경이 쉽지 않다. 타사 제품으로 전환하려면 공정 전반에 대한 재검증이 필요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교체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처음 납품을 트면 ‘고객사 적용 확대 → 반복 발주 →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져 계속 매출이 쌓이는 구조다. KPX케미칼, 한국BASF, 한농화성, 금호석유화학, 동남케미칼 등이 자이언트케미칼의 공업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로 공정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자이언트케미칼은 연평균 약 4000톤(t) 규모의 생산설비로 고객사 맞춤형 제품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연간 공급 물량 확대에 따라 코스닥 상장사 네오펙트와 함께 내년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향후 고객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한 전략적 협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