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과학적 토론 보다 소속 당적(黨籍)에 따라 원전(原電) 관련 의견이 달라지는 세태를 비판하며 과학적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 보고에서 원전 관련 논의를 하면서 수차례 발언자가 정당에 속해 있는지 물었다. 신규 원전 건설에 걸리는 기간 등을 놓고 “정당 소속에 따라 말하는 게 다르다”는 이유 에서였다.

이 대통령은 “원전을 지금부터 짓는다고 시작하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실제로는 10~15년 정도 걸린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저번에 (10~15년이라고) 그렇게 얘기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 7년이라더라”고 했다. 이어 “김 장관도 민주당이라서 못 믿겠다”며 “당마다 (주장이) 틀리더라, 당 아닌 사람이 말해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있다가 장관에 발탁됐다.

이에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직무대행은 “부지 선정에 2년, 인허가 서류 심사에 3년 4개월, 삽 뜨기 시작해 준공까지 7년 7개월 등 총 13년 11개월 걸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럼 15년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은데”라며 전 직무대행에게 “당적 없죠?”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의 효과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무슨 당이냐”, “당 없는 사람이 말해보라”고 했다. 김현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장이 관련 발언을 하려 하자, 이 대통령은 “정당이 있잖아”라며 막아서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 출신인 김 위원장이 “탈당했다”고 했지만, 이 대통령은 “가만히 계세요, 안 믿어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게 웃긴 현상인데, 우리 사회가 토론도 없이 편만 먹다 보니, 편 먹고 싸우기만 하지 진지한 토론을 안 한다”며 “진실이 아닌 게 진실처럼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정책이 정치 의제처럼 돼 버렸다. 효율성이나 타당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편 가르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학 논쟁을 하는데 내 편, 네 편을 왜 가르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 분야도 효율성이나 타당성, 필요성 이런 걸 진지하게 토론하는 게 아니라 편 가르기 싸움하듯 돼 버렸다”며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있는 거 다 털어놓고 (토론하면 되지), 과학적 논쟁하는데 네편 내편을 왜 가리나”라며 “그런데 희한하게 과학자들도 편이 있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