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주 KX그룹 회장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정부-여당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이 임박하면서 많은 상장사들이 그 전에 여러 방법을 동원, 보유 자사주를 처분해 버리는 이른바 ‘자사주 탈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KX와 계열사 KX하이텍이 보유 자사주 전량을 장외매각한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정부-여당은 증시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기업들에게 보유 자사주를 가급적 소각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정기국회 회기 중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자사주 매각이나 교환사채 발행은 정부-여당이나 투자자들이 가장 원하지 않는 자사주 처분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24일 공시에 따르면 KX의 처분예정 주식은 200만2751주로,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전량 4.47%다. 처분가격은 주당 3815원, 처분예정금액은 76.4억원이다. 장외매각 처분예정일은 25일과 26일이다.

처분대상 주식가격은 처분결정일 당일(24일)을 기산일로 해 직전 1개월 간의 산술평균 종가 기준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처분 목적은 신규 투자 재원 확보다. 자사주 매각대금을 활용해 투자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산 취득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외매각 주식을 사가는 곳은 위피앤씨와 티에스인베스트먼트다.

이 회사는 주가 희석효과에 대해선, “장외처분 방식으로 처분하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의 주가 희석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KX하이텍도 이날 보유자사주 전량 1.17%를 주당 939원,7.16억원에 장외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처분일은 25일이며, 처분목적은 신규투자재원 확보로, KX와 같다. 장외매각대상은 쿠콘과 웹케시라고 밝혔다.

KX는 올들어 51만6130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사업협력을 위한 제휴를 목적으로 59만2916주의 자사주를 자사주 교환에 활용한 적도 있다.

KX는 방송프로그램 송출 및 방송채널 운영업체이며, 종속 자회사 신라레저와 파주컨트리클럽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종속 자회사들인 케이엑스하이텍과 케이엑스인텍은 각각 반도체 칩 및 재료와 방송수신기 및 전자제품, 방송장비 등을 제조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연결기준 자산 8726억원, 자본총계 4806억원이며, 올 1~9월 연결 매출 2537억원, 영업이익 375억원, 당기순익 3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최상주 KX그룹(옛 KMH그룹) 회장(17.91%)이다.

최 회장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 비서관 출신으로, 미디어사업에 뛰어들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을 키워온 인물이다. 한때 아시아경제신문도 경영하다 매각했다. 2019년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배임과 성접대 의혹 논란 등에 휩싸여 회장직에서 갑자기 물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