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범죄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 그룹'의 국내 활동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고, 국가수사본부에서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등지에서 사기와 인신매매 등을 벌이다 미국·영국의 제재를 받고 캄보디아 현지에서 ‘뱅크런’ 현상까지 촉발시키고 있다. 캄보디아 최대 범죄단지로 꼽혔던 '태자단지' 운영 등 조직적 범죄의 배후로도 알려졌다.
그룹 회장인 천즈는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금융 사기와 인신매매, 불법감금 및 고문 등을 주도한 혐의로 미국·영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유 직무대행은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미국과 영국이 자산동결 제재를 내린 프린스그룹이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옮겨 '킹스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라며 "경찰이 이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홈페이지에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사무소가 있다고 안내 중이다. 서 의원은 "순화동 사무실을 임시 폐쇄하고 지금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있다고 한다"며 "개명을 해서 '킹스맨 부동산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국내에서 이 범죄조직이 활동하는 부분에 대해서 엄정수사를 하고, 부동산 거래 내역, 해외송금, 암호화폐 거래 등 자금흐름 전반을 즉시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유 직무대행은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한 뒤 필요하면 국수본에서 수사 착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여명을 국내로 송환하기 위한 전세기가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전세기에는 송환 대상자들을 호송할 형사들이 대거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범죄자 송환에는 피의자 1명당 형사 2명이 항공편에 동행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날 브리핑을 열고 "(호송 인원) 대부분이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영장은 우리 비행기 탑승 순간부터 적용된다"며 "범죄 혐의자 수보다 호송 (경찰) 인력이 훨씬 많다"고 언급했다.
송환자 가운데는 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내려진 피의자도 있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송환 대상자들은 전세기 탑승 직후 체포될 예정이다. 18일 아침 국내 공항에 도착한 직후에는 관할 경찰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에 대해 수사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캄보디아에 다수 한국인이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 "캄보디아뿐 아니라 동남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 구인 광고를 긴급히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 대통령이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 경찰청을 상대로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캄보디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구인 모집에 응한 사람들의 행선지가 다른 동남아 국가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조치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해당 기관들은 불법 광고 노출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포털 사업자 등에 전달해 불법 광고 삭제 조치를 하게 된다.
이 수석은 "정부는 합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긴급히 구성한 바 있으며 여기에 오늘 네이버·카카오·구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도 구성했다"며 "이를 통해 본격적인 자율심의 체제를 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