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광화문 신사옥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사고와 관련, 롯데카드가 부과받을 과징금 규모는 최대 800억원까지 예상되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회원 이탈및 신뢰도 하락에 따른 고객기반 축소 가능성이 신용도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이번 사고로 인한 롯데카드의 단기적 재무영향은 카드 재발급 및 피해보상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 지출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부과되는 과징금 부담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사고의 진행경과 요약(한신평 정리)


추가 비용은 카드 재발급 비용, 연말까지 제공하는 무이자할부 및 크레딧케어, 카드사용 알람서비스 비용, 그리고 부정사용 가능성이 있는 28만명에 대한 내년도 연회비 면제 부담 등으로, 개인정보유출 고객 비중을 보았을 때 비용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피해보상 신고는 없었으나, 2차 피해까지 전액 보상하기로 한 만큼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과징금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부과되는 최대 과징금은 780~800억원으로 추산되나, 최근 유사 사례들을 보았을 때 실제 부과액은 한도 대비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최대 과장금 한도 800억원은 올해 롯데카드 추정 당기순이익의 90.8%에 수준에 달한다.

한신평은 롯데카드의 자본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 비용부담의 신용도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회원이탈 및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고객기반 축소 가능성이 신용도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정보유출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상당한 수준이며, 고객 해지(탈회)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은 일정 수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약 2014년과 같은 수준의 영업정지 제재가 부과될 경우, 최근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영업기반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또 회원기반 유지 및 회복을 위한 마케팅비용 부담 등도 잠재되어 있다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참고로, 2014년 2월 협력업체(신용정보회사) 직원에 의해 고객정보가 유출되면서 신용카드 3개사(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는 ‘3개월 영업 정지’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영업정지로 인해 신규 회원모집· 카드발급 업무, 신규 카드 대출, 부수업무 등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기존 회원의 결제 업무와 약정 한도 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이용은 가능했다. 해당 사고 이후 약 13일간 카드해지율은 3개사 합산 기준 8.4% 수준이었으며, 카드 재발급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은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각각 219억원, 102억원으로 추정되었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롯데카드 사고의 고객정보 유출및 지원방안


한신평은 올 상반기 발생한 팩토링 부실, 홈플러스 관련 카드채권 연체 등으로 인해 롯데카드의 대손부담이 증가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인한 추가 비용발생 등으로 올해 롯데카드의 수익성 하방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로 영업정지제재가 부과될 경우, 신규 회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카드대출 등을 통한 수익 확보 여력도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도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홈플러스 구매카드대금에 대해선 롯데카드가 아직 충당금을 미적립한 상황이라며 거액 부실 발생이 재무에 미치는 부담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전체 회원 대비 연간 신규유치 개인회원 비중이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회원 감소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며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확산될 경우 기존 회원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또 이번 사고로 인한 1회성 지출을 제외하더라도 향후 5년간 정보보호 관련투자 1100억원 이행은 중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회원이탈 방어를 위한 마케팅 비용 또한 경상적 수익성 개선 제약요인이라고 밝혔다.

롯데카드의 주요 재무지표(한신평 정리)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도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안 사고와 관련,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고 있고, 정보통신망법상 고객정보 유출시 매출액의 최대 3%까지 과태료 부과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월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지난 8월 1348억원(매출액의 1% 수준)의 과징금과 9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 바 있다. 2024년 롯데카드의 총 영업수익(약 2.7조원)에 1~3%를 적용할 경우 예상되는 롯데카드 과징금 규모 범위는 약 270~8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 롯데카드 당기순이익 1354억원의 20~60%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추가검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있어 신용정보 관리, 정보 보안 등 검사 과정에서 위규사항 발견 시 추가 제재 가능성도 있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한편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개인실질회원수는 807만명(전체 개인회원수 962만명)이다. 2019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개인실질회원수가 2020년 731만명에서 빠르게 증가했다. 총카드 이용실적 점유율 역시 2020년 7.3%에서 2024년 8.6%로 크게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