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릴 예정이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이 일단 불발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 마련된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갑자기 귀국하게 돼 내일로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원래 다자회의에 이런 일들이 간간이 있긴 하다"며 "아마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측으로부터는 이같은 상황이 생긴 언저리에 저희에게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었다"고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밤 워싱턴으로 복귀해 여러 중대한 사안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한미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17일 예정됐던 호주, 우크라이나 등과의 정상회담도 모두 취소됐다. 트럼프는 귀국 전까지 캐나다와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을 이어가다 갑자기 일정을 중단하고 전격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오후 캘거리에 도착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이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순조롭게 일정을 시작하던 중이었다.

당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선 한미 양국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통상-관세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및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시한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한미 양국의 실무 협상 물꼬가 터질 수도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번 G7 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이스라엘-이란전쟁 및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관세'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2가지 과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다른 정상들과 견해차 또는 불협화음만 일으키다 급거 귀국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정상회담이 비록 무산됐지만 가장 빠른 다음 계기를 찾아서 다시 추진하겠다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외교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때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이 대통령이 나토에 가게 되면 그곳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17일 오후 한일정상회담 개최는 확정이 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한편 G7 정상회의 도중 귀국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귀국 이유와 관련해 "(이스라엘-이란 휴전보다) 훨씬 큰 것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논의를 위해 G7 정상회의를 떠나 (워싱턴)DC로 돌아간다는 잘못된 언급을 했다"면서 "틀렸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는 내가 왜 워싱턴으로 돌아가는지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휴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