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외교부 홈페이지)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대통령실은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조현 외교부 장관의 외신 인터뷰 발언과 관련, 5일 “한중간 일부 사안에 이견이 있더라도, 민생 및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한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라면서 해명하고 나섰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인 4일 조 장관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중국은 국제규범을 확고히 수호해왔다”며 “주변국들과 모두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 장관은 중국과의 관여 필요성을 관련국들에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음을 살펴봐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이날 대통령실과 같은 설명을 언론에 공지하면서 조 장관이 “중국과의 관여 필요성을 관련국들에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도 상기(WP) 인터뷰에서 강조했다”고 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3일 보도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는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며 중국이 양자뿐만 아니라 역내 현안에서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라고도 밝혔다.

이어 “중국이 남중국해와 황해에서 보여준 행보를 우리는 목격했다”며 “경제적으로 중국은 매우 빠르게 발전해 경쟁자로 부상했고, 우리는 중국의 부상과 도전을 경계하게 됐다”고 했다. 조 장관은 “우리는 일본과도 협력할 것”이며 “단순히 중국을 막으려는 시도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조 장관의 이 인터뷰 내용과 관련, 중국 학자들도 '미국의 레토릭'을 반복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중국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원의 뤼차오 원장은 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한국의 현 정부는 전임 정부의 (미국) 일변도 접근을 바꾸려 하면서 미국을 도발하지 않기 위해 여전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 발언은 신중한 줄타기 외교를 반영한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레토릭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제3자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이용당하기보다는 일관성과 진정성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중국 위협론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레토릭을 따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관세와 군사적 요구 등 한국이 직면한 압력을 이해하지만, 한국이 이러한 잘못된 이야기에 정통성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가 미국의 경제적 강압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보다 국제 사회에서의 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러한 행동은 한중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글로벌 전략연구원의 둥샹룽 연구원도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조 장관의 정책 기조는 미일 쪽으로 편향돼 있으며 중국 평가 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담론 체계를 계속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진보적 표현이 있지만 그 역시 한미 동맹과 한미일 3자 협력이라는 기본 틀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 수교 이후 정치·안보·경제 영역 등에서의 왕래로 양국 모두 이익이 많았다"면서 "중국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 동반자다. 한국은 대중 무역에서 많은 흑자를 거뒀으며 의심의 여지 없이 중국 굴기의 수혜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이 이처럼 중요한 상황에서 중국 굴기에 대해 경계감을 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