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결과 발표 하루 전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공천해주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 전화를 받았다고 특검에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27일 김건희 특검의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이었던 2022년 5월 9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 전 의원 공천을 해주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통화에서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잘 논의하겠다”고만 답했으며, 이 지시를 따르기위한 구체적인 실행은 하지 않았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은 윤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해당 녹취록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이미 공개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후 지금까지 윤 전 대통령이 전화한 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특검에서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당시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지 않았고, 공관위원들이 회의 끝에 다수결로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에 공천하기로 결정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 의원은 특검팀에 김 전 의원이 공천되기 전부터 친박인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고 싶었던 마음은 자신도 같았다면서도, 공천은 투표로 결정됐고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관철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김 전 의원을 공천했을 뿐, 윤 전 대통령이 지시해 결과가 바뀌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2022년 5월 10일 김 전 의원 공천을 발표했고, 김 전 의원은 한 달 뒤 당선됐다.
윤 의원은 또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기 며칠 전에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던 고(故) 장제원 전 의원과도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장 전 의원도 김 전 의원 공천 부탁을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지난 27일 2022년 6·1 지방 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을 불러 약 15시간 조사했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2022년 지방선거 등의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