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산 옹벽 붕괴 사망사고와 관련, 이권재 오산시장을 상대로 "(옹벽이 위태롭다는) 주민의 사전 신고가 있었음에도 도로를 전면 통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경위를 세세히 물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8일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께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향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집중호우로 무너지며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인 차량 운전자가 숨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찾아 점검회의를 주재하던 중 오산시장과 화상 통화를 하며 이같이 오산 옹벽 붕괴사고에 대해 특히 세세히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옹벽 붕괴) 사고 관련 1차 보고를 받고 사고 원인을 면밀히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며 "관리 체계가 부실했거나 부주의가 있었는지 등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고 관련, '진작부터 사고 조짐이 있었다'는 내용의 누리꾼 글과 제보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커뮤니티에는 지난 17일 오후 8시 35분께 '오산 사고 난 곳 그저께(15일) 민원 넣은 사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는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향의 2차로 도로에 지름이 수십㎝에 달하는 포트홀과 상당한 길이의 크랙이 생긴 모습의 사진이 함께 담겼다.
글쓴이는 "이틀 전부터 그냥 대놓고 무너지려고 했음"이라고 짧은 글을 남겼다. 이 글쓴이는 사고 하루 전인 15일 오전 7시 19분 오산시 도로교통과에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한 민원인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당시 민원인은 "2차로 오른쪽 부분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고 신고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보강토로 도로를 높였던 부분인 만큼 조속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침하 구간은 현장을 가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오산시는 즉각 조치하지 않았고, 결국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연합뉴스에 "포트홀 신고가 있어 (16일에) 현장 안전조치를 하고, 18일 포트홀을 보수하는 공사를 하려고 업체 선정까지 마친 상태였다"며 "이후 도로상에 포트홀이 생기면 차가 달리면서 위험할 수 있으니 교통 통제를 한 건데, 옹벽이 무너질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 사고에 13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자세한 경위를 수사하는 한편,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점검회의에서 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향해서도 도로를 어떤 방식으로 통제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비가 그칠 때까지 각 지자체가 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 대해선 각별히 경계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날 대통령과의 화상회의 등을 통해 기후환경 변화로 지자체 차원의 재난 대비에 한계가 있다며 중앙 정부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또 저수지 준설, 상습 침수 등 지역현안을 공유하며 예산 지원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