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18일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신용평가 3사는 지난 2022년 12월 PF우발채무에 따른 단기 유동성리스크 확대를 반영, 롯데건설의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후 2년 이상 정식 신용등급은 조정하지 않았다. 모니터링만 장기화하다 2년6개월만에 신용등급에 손을 댄 것이다.
3사는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과거 대비 많이 완화되었지만 건설업 전반의 원가 상승과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및 양극화 등으로 롯데건설의 사업 불확실성도 커진 점을 정식 신용등급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3사는 구체적인 조정 사유로 PF보증 규모 감축에도 PF우발채무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분양실적 및 이익창출력이 저하된 점, 계열 및 금융시장 상황에 따른 재무적 변동성이 내재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한신평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확대된 PF보증 관련 유동성 리스크는 본PF 전환, 담보대출 전환 등을 통한 적극적 감축 노력과 유동화증권 매입펀드 조성으로 과거 대비 완화되었다.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PF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포함) 규모는 3.6조원(정비사업 0.5조원 포함)으로, 2022년 말 6.8조원보다 3.1조원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자기자본(2.8조원) 및 보유 유동성 대비 과중한 PF우발채무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미착공 도급사업장 PF우발채무가 2.1조원에 달해 지방 및 수도권 외곽과 홈플러스 개발사업(8155억원) 관련 PF보증의 경우 롯데건설의 실질적인 손실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분양실적은 기존 미착공 PF현장의 본PF 전환 이후 2024년 분양을 개시한 광주, 의정부 등 일부 주택 현장에서 특히 부진하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공사비 회수 지연, 재고자산 부담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
나신평은 도급사업의 경우 대구, 광주, 김해 등 입지요건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수도권 외곽 및 지방지역 소재 사업장에서 미분양 상황이 지속되고, 25년 공급예정 분양사업장 중 수도권 외 지방 비중이 61.8%(일반분양 기준)에 달하는 점 등을 우려했다.
또 공사원가 상승 등 산업 전반의 비우호적 외부여건으로 과거 대비 부진한 영업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8억원, 영업이익률은 0.2%에 각각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8.7%에서 23년 3.8%, 작년 2.2% 등으로 계속 하락세다.
PF보증 현장 관련 충당금 등으로 영업외 손실 규모도 확대되었다. 공사원가 부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계열 매출의 감소 전망, 확대된 금융비용과 PF보증 및 미분양 현장 관련 손실 가능성 등이 당분간 영업실적 개선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최근 주택공급 규모 확대와 기착공 대형 후분양 정비사업장의 영향 등으로 매출채권 증가세가 지속되고 선수금 유입 규모도 감소하면서 외부차입이 재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 선양법인 출자, 운전자금 및 대여금 증가 등으로 지난년 3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7조원을 기록했다. 2023~2024년 다소 개선된 부채비율도 여전히 200%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의 재무 지원과 금융기관과의 PF유동화증권 매입협약 체결이 전반적인 유동성 대응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있고, 자체적으로도 보유 자산 매각 등 현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주력사들의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거나 건설사들의 비우호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지속될 경우 PF유동화증권과 회사채 등의 차환 및 상환 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한신평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