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행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다음 달 1일 오후 대선 출마를 위해 공직에서 사퇴하고, 다음 날인 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부와 한 대행 측 관계자들은 “한 대행이 1일 사퇴한 뒤 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곳곳에서 밝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발언에 극히 신중했으나 이날부터는 "유력"이란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거의 기정 사실화하는 양상이다.

대선 캠프 준비와 구성에도 이미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과 함께 ‘경제’ ‘통합’ 등에 방점이 찍힌 대국민 메시지 발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연계한 분권형 개헌 추진, 진영을 아우르는 거국 내각 구성 등의 내용들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손영택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은 이미 지난 2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수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손 실장은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돕고, 대선 캠프에도 직접 몸 담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 측 실무진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대선 경선 때 사용하던 여의도 '맨하탄21' 빌딩의 사무실도 이미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행이 출마를 선언하면 이곳이 대선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30일 한덕수 대행이 국가정보원 출신 인사들로 상황실을 꾸려 대선 준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이 권한대행직을 유지한 채 국정원 출신 인사들로 상황실을 구성해 운영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그 인물이) 누구인지도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한덕수 모두 극우·수구 세력과 함께 공작적 선거 행위를 벌였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한 대행이 윤석열을 이어받다 못해, 국정원 전직 직원을 이용해 선거에 동원하려 하는 게 가련하다"고 주장했다.

총리실의 핵심 참모들이 잇달아 사직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들이 한 대행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다면 이는 이들이 공직에 있는 상태에서 사적인 사전 선거 준비를 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이 대선 전에 무역 협상 기본 틀(framework)을 마련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한국 측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이면 합의를 하고, 대선 전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협상 타결을 시도했다면 천인공노할 일이고 후과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행이 출마를 선언하고, 다음 달 3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양자 간 단일화 협상이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중앙선관위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인 오는 7일 전으로 보고 있다.

만약 7일을 넘길 경우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11일이 다음 시한이 될 전망이다. 이날까지 단일화에 성공해야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당 차원 지원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시기가 11일도 넘기면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이 마지노선이 될것으로 보인다. 이날을 넘기면 단일화에 성공해도 투표용지에 한 대행과 국민의힘 후보의 이름이 모두 인쇄돼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한 대행 측은 막판까지 국민의힘 후보뿐만 아니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과의 '반명 빅텐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민주당 등의 공세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이를 뚫고 끝까지 ‘빅텐트’ 구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