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25일 사과하는 모습


더트래커 = 이태희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해킹 공격으로 SKT 망 사용 전체 가입자 2500만명의 정보가 (이미) 유출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체 가입자 정보 유출 가능성을 묻는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최악의 경우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 의원은 "전체 가입자에 대한 보상을 전제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SK텔레콤이 기업 규모에 비해 정보보호 투자가 부족하고, 사태 초기 대처부터 현재 대응 방식까지 총체적 문제가 많다는 질타가 한 목소리로 이어졌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SKT가 해킹당했는데 왜 국민이 피해를 보고 고통당하나"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 가입자들의 번호이동 위약금 폐지,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층을 위한 유심 (교체)예약, 유심 보호 서비스 도입을 약속하지 않으면 SKT가 상당히 힘든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갑자기 유심 교체를 발표했는데 첫 날 28만명이 유심을 교체하고 지금 온라인을 통한 교체 예약자가 430만명이 넘는다. SKT가 처음부터 너무 안일하게 이 사안을 바라본 것"이라며 "(유심 추가 공급) 상황을 미리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줄 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청문회 증인 출석 관련 의결도 예고됐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오후 회의에서 최태원 회장 증인 의결하겠다. 최 회장을 증인으로 의결하는 것은 번호 이동 시 위약금 면제에 대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SK 주요 임원들이 사고 발생 이후 유심을 교체했는지 묻는 의원들 질의에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의장도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유심을 (아직) 교체하지 않았다"는 입장도 이날 내놓았다.

유 대표 자신도 “(아직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으며 유심보호서비스로 충분하다고 본다"며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층을 위한 유심 교체 예약 신청과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SK텔레콤이 임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SK그룹은 이번 해킹 사고와 관련, SK 임원들에게도 유심 교체 대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는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가 있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고객들에게 적극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SKT 고객들의 불안은 유심 문제에서 은행 계좌 자금 인출 가능성 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각 은행 창구마다 계좌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비대면 계좌 개설 제한 및 여신성 금융거래 제한 신청이 쏟아지는 등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오후 6시9분 사내 시스템에서 이상 징후를 인지하고 같은 날 오후 11시20분 해킹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22일 해킹 공격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25일 유심을 무료 교체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유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