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23일 수시평가를 통해 SKC의 합작자회사 SK피아이씨글로벌의 원화 및 외화 기준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다고 24일자 보고서에서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 24일과 23일 SK피아이씨글로벌 모기업인 지주사 SKC의 장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 A2+에서 A, A2로 하향조정했다.
3대 신용평가사는 등급 강등 또는 등급전망 변경의 주 사유로, 업황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 단기간내 수익성 개선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 저하된 현금창출력 대비 높은 재무부담이 이어질 전망인 점 등을 들었다.
나신평은 SKC 신용등급을 강등까지 하는 이유로, 과거 주요 수익원이었던 석유화학 자회사 SKPIC글로벌이 2023년 이후 적자로 빠진데다 동박부문의 자회사 SK넥실리스 마저 작년부터 손실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황부진에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쳐 전사적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데다 채무상환능력 회복도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인 점 등을 들었다.
SKPIC글로벌 주요 재무지표 추이(한신평 정리)
특히 자회사들 중 SKPIC글로벌이 심각한 편이다.
한신평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2년 4분기부터 중국발 공급과잉 및 전방수요 둔화로 영업적자가 이어지며, 2023년 728억원, 2024년 526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비우호적인 수급 및 업황 하에서 저하된 주요제품 스프레드가 개선되지 못하는 한편, 채산성이 낮은 공정 가동률 조정에 따른 판매량 감소 및 관련 비용 인식 등으로 영업손익 규모가 작년 1~9월 –363억원에서 올 1~9월 –417억원으로 영업적자가 더 늘었다. .
HPPO 가동중단, 원재료 구매처 다변화, 고부가 PG 매출비중 확대 등의 자체 수익성 개선 노력과 글로벌 및 아시아 역내 노후화·비효율 PO 설비 폐쇄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인해 공급부담이 누적되면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회복 지연으로 약화된 이익창출력이 지속될 것으로 한신평은 예상했다.
또 현금창출력 약화, 법인세 및 배당 부담 증가, 대규모 정기보수 자금소요 등으로 자금수지 적자가 누적되며 지난 9월 말 순차입금(가결산)이 2889억원까지 늘었다. 영업실적 부진 으로 투자규모 축소 및 배당지급 중단 등을 통해 순차입금을 약 2900억원 수준으로 통제하고는 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공급자금융약정(매입채무 유동화)을 통한 자금조달 증가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재무부담 상승 추세가 이어졌던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미지급금(유동) 잔액은 2023년 말 182억원에서 작년 말 833억원, 지난 9월 말(가결산) 826억원 등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SKC로부터의 SM 사업손실 손해배상금 수령(2천억원, 주주간 계약사항), 토지재평가 등을 통해 올해 말 순차입금 감소와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본원적으로 약화된 영업현금 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자체 수익성 정상화 지연으로 순차입금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SK피아이씨(PIC)글로벌은 2020년 2월 SKC의 화학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신설된 법인이다. 울산에 공장이 있고, 주로 기초화학원료 등을 제조 판매한다. SKC(51%)와 쿠웨이트 화학기업인 PIC(49%) 합작회사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프로필렌글리콜(PG)를 생산하는 업체여서 2021년에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무려 30.1%였다. 하지만 2022년 석유화학업종 침체가시작된 후 적자 회사로 전락했다.
모기업 SKC는 내년까지를 목표로 이 회사의 통매각을 추진 중이나 SKIET처럼 매각작업은 현재 지지부진하다. 업황 전체가 워낙 부진해 좀처럼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SKC는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엔펄스의 모든 사업을 처분한 이후 SK엔펄스를 흡수 합병하며 리밸런싱의 막바지 수순을 밟고 있다. 남은 과제는 SKPIC글로벌 매각 정도다. 내년까지 SKPIC글로벌 매각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