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선 지 13분 만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선포하면서 고성과 항의, 막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나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된 직후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8대 악법’을 막기 위해 비쟁점법안에 대해서도 모두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방침이었다.

나 의원이 필리버스터에서 신속 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제도의 불합리성 등에 대해 발언하자 우 의장은 거듭 경고했다. 나 의원이 반발하자 우 의장은 “의제와 관련 없거나 허가 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은 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법 제102조를 들어 마이크를 차단했다.

여야 의원들은 의장대 아래 모여 고성을 지르며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을 향해 “제2의 추미애” “우미애”를 연호했고, 민주당 측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내려오라”거나 “쇼츠 분량 다 땄으니 내려오라”고 소리쳤다.

우 의장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나 창피해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정회를 선포합니다”라고 했다. 정회 직후 나 의원은 우 의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포기 국정조사 실시하라' 등의 유인물을 본회의장 내부에 돌리자 민주당 김현 의원은 "불법 유인물을 회수해야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우 의장의 지시로 오후 4시57분께 나 의원의 마이크에 다시 전원이 들어왔지만 공개발언은 오래가지 않았다. 11분이 지난 오후 5시 8분께 마이크는 다시 꺼졌고, 나 의원은 꺼진 마이크에 대고 '생목'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법률과 규정을 무시한 국회의장의 폭거다. 우 의장이야말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을 행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회의를 진행한 의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지금 본회의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건 우의장"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