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제주 우도 차량 돌진 사고를 차량 역시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는 반면 경찰 등은 운전 부주의로 의심하고 있다.
25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주시 우도 천진항에서 제주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제주분원 등이 승합차 돌진 사고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이 사고 현장 주변 방범카메라(CCTV)와 목격자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차량이 돌진하면서 운행하는 동안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 경우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보다는 렌터카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보통 분석한다.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 A (62)씨를 전날 오후 9시 3분쯤 병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 씨는 현재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 RPM이 갑자기 올라갔고 그대로 차량이 앞으로 갔다”고 진술하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 결과 사고 당시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함에 따라 역학조사를 벌여 증거를 수집하고 국과수에 차량 감정을 의뢰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급발진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차량 내 핵심 부품은 사고기록장치(EDR)다. 현재 차량 파손이 심하고 차량 내부에 사고기록장치가 있는데 현장에서 떼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상이 호전되는대로 차량을 싣고 우도에서 제주 본섬으로 옮겨 분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는 지난 24일 오후 2시 48분 쯤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에 도착한 도항선에서 내린 승합차가 빠른 속도로 주행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고 차량 탑승자와 보행자 등 3명이 숨졌다. 또 중상 2명, 경상 9명 등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은 배에서 내려 방파제를 따라 좌회전을 한 뒤 급가속해 약 150m가량을 질주하며 사고를 냈다. 사고 차량은 도항선 대합실 옆 도로표지판 기둥을 들이받은 후에야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