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건진 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로부터 샤넬 가방 2개를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라프 목걸이 수수는 부인했다. 구속 기소 후 처음으로 혐의 일부를 시인하면서도 대가성 금품 의혹도 계속 부인했다.

김 여사는 5일 변호인단을 통해 “저의 부족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공소사실 중 전성배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신중히 처신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유경옥 대통령실 행정관을 통해 샤넬 가방을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사실도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 가방 선물을 거절했지만 전씨 설득에 받게 됐고, 실제 가방을 사용하지는 않고 전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했다. 김 여사 측은 “공직자 배우자로서 더 엄격해야 했음에도 전씨와 관계에서 이를 끝까지 거절하지 못한 잘못을 통감한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그 과정에서 통일교와의 공모나 어떤 형태의 청탁·대가 관계도 존재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은 명백히 부인한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또 전씨로부터 받은 가방을 사용한 적도 없다면서 '사용감이 있었다'는 특검 입장도 부인했다. 받은 가방들은 사용한 바 없이 이미 과거에 전씨에게 모두 반환했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특검은 금품 수수의 대가로 여러 청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청탁은 김건희 여사에 전달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 권한과 무관하며 막연한 기대나 호의 수준의 언급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는 전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윤영호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합계 80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김 여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씨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를 받아 처남을 시켜 유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며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 받았다’고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1일 샤넬 가방과 가방을 교환한 구두,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특검에 자진 제출했다. 특검은 확보한 금품들의 일련번호가 앞선 조사로 파악했던 내용과 같았고 사용감도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여사는 최근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상태다.

변호인단은 이날 “김 여사는 이번 일을 통해 공직자 배우자로서 무게와 국민의 기대가 얼마나 엄중한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국민의 꾸지람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한 점의 거짓 없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