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환율이 다시 크게 불안해지고 있다.
5일 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5.6원 오른 1443.5원에 출발했다. 지난 4월1일(1446원)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22분 현재 1449원까지 상승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향방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위험회피 심리까지 확산하면서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41% 오른 100.221 수준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대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고조되던 지난 9월 말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뚫었다. 지난달 30일 관세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원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최근 몇주간의 코스피 상승 장세에도 환율은 큰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았다.
환율 안정에 관세협상이나 증시호황도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3500억달러 중 기업들이 투자하기로 한 1500억달러가 외환시장에 장기적으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뒤섞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은 뉴욕 증시와 한국 증시가 모두 급락한 것도 환율 불안에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는 간밤 인공지능(AI) 관련 업종 고평가 우려에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1.44포인트(0.53%) 내린 47,085.2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도 장 초반 3% 넘게 급락하며 4000선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36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지난 4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증시가 크게 출렁인 후 올해 두 번째 사이드카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11만 전자’를 돌파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4.8% 하락하며 4거래일만에 ‘10만전자’를 내줬다. SK하이닉스 또한 3.6% 하락한 56만5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큰 차익을 남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가속화한 것도 환율 불안에 일조하고 있다. 전날 2000년 이후 코스피에서 단행한 역대 5위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 매물 폭탄은 5일에도 이어져 오전 현재 5968억원 순매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