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 기준)로 작년 10월보다 2.4% 올랐다. 이같은 상승율은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4년 2~3월 3%를 넘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후 1~2%대로 낮아져 지난 8월에는 1.7%까지 떨어졌다가 9월 2.1%, 10월 2.4%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식품 등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10월 상승률은 2.5%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았다. 이 중에서도 식품만 따지면 3%로,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이 3.1%에 달했고, 개인서비스 상승률도 3.4%였다. 농축수산물 중 축산물은 5.3%, 수산물은 5.9%씩 각각 올랐다.
농축수산물 품목별로 보면 찹쌀(45.5%), 사과(21.6%), 쌀(21.3%), 고등어(11%), 달걀(6.9%), 돼지고기(6.1%), 국산쇠고기(4.6%)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쌀과 찹쌀, 사과 등은 최근 잦은 비로 출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채소류는 출하량 증가 및 전년 기저효과 등으로 14.1% 하락하며 전체 농산물 물가 상승세를 일부 상쇄했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채소류를 보면 당근(-45.2%), 무(-40.5%), 배추(-34.5%), 토마토(-29.3%), 상추(-20.8%), 오이(-14.5%) 등이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커피(14.7%), 경유(8.2%), 빵(6.6%), 휘발유(4.5%), 수입승용차(5.1%) 등의 가격 상승율이 높았다. 석유류는 4.8% 상승하며 지난 2월(6.3%) 이후 8개월 만의 최고 폭 상승을 기록했다. 작년 10월 국제유가 하락(-10.9%)에 따른 기저효과에 최근 환율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 품목중에서는 보험서비스료(16.3%), 해외단체여행비(12.2%), 사립대납입금(5.3%) 등의 상승률이 5%를 넘었다. 생선회(외식) 상승률도 4.7%였다. 데이터처는 10월 긴 추석 연휴에 해외단체여행비, 승용차 임대료, 콘도 등 여행 관련 품목 물가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콘도 이용료는 26.4% 급등했고, 승용차 임차료도 14.5%나 올랐다.
외식 물가는 3.0% 올라 전달(3.4%)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 일부 햄버거·피자 등 업계 세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처는 "특별히 소비쿠폰 때문에 10월 소비자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큰폭으로) 상승한다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긴 추석연휴에 따른 여행 증가, 날씨 등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