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메리츠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에 대해 부동산PF대출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크고 PF대출 건전성도 상대적으로 낮아 최근 부동산PF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 ‘중점 모니터링(2단계) 대상’ 캐피탈사로 선정한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 두 캐피탈사와 한국캐피탈, 아이엠캐피탈 등 4사는 ‘주의 모니터링 대상’ 캐피탈사로도 선정했다. ‘주의 모니터링 대상’은 ‘중점 모니터링 대상’보다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으나 그래도 주의가 필요한 캐피탈사라는 뜻이다. 모두 부동산PF와 유의 업종 개인사업자대출 합산 익스포져 절대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높은 회사들이다.
나신평은 한국캐피탈은 PF대출과 최근 부실 위험도가 높아진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모두 높은 편이며, 한국투자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은 개인사업자대출보다는 PF대출 익스포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이엠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자회사인 아이엠캐피탈은 개인사업자대출 취급이 많은 한편 대출이 주로 건전성이 저하된 도소매업종에 집중되어 있어 주의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주의 모니터링 대상 캐피탈사들 중 지난 6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큰 캐피탈사를 중점 모니터링 대상으로 뽑았다고도 설명했다. 한국캐피탈은 작년 말 요주의이하 PF대출 상당액을 매각하며 건전성을 개선, 중점 모니터링 대상에는 선정되지 않았으나, 건전성 개선 추세 등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 소속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은 나신평의 신용평가 대상 26개 캐피탈사들 중 지난 6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다. 메리츠캐피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6월말 총여신잔액 7조2015억원 중 연체 등이 없는 정상여신은 6조1533억원으로 85.4%이고 나머지 14.6%는 조금이라도 연체 등이 있는 요주의이하 여신이다.
대출채권만으로만 평가하면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20.7%로 더 높아진다. 총여신 중 무수익여신(고정이하)비율도 2023년 말 4.41%, 작년 말 3.26%에서 지난 6월 말에는 9.89로 크게 높아졌다.
다른 많은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 부실을 대폭 정리하고 있는 반면 메리츠캐피탈은 메리츠증권 등 다른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처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공격적 투자기조를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캐피탈의 6월 말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메리츠캐피탈 보다는 약간 낮았지만 다른 캐피탈사들에 비해서는 현저히 높았다.
모니터링 대상 캐피탈사들의 요주의이하여신 비율(나신평)
나신평은 다만 중점 모니터링 대상 2개사는 소속 그룹의 수익성 및 지원능력이 우수해 향후 지원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캐피탈은 모회사인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작년 6월 2천억원, 지난 6월 500억원 등 2차례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은 바 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작년 9월 600억원 유상증자, 작년 12월 1500억원 신종자본증권 투자를 유치, 신용도 하락 압력이 완화되었다고 나신평은 설명했다.
위험성 높은 부동산PF와 유의업종 개인사업자대출 합계가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6월 말 기준)은 군인공제회 자회사인 한국캐피탈이 26개사 중 가장 높았다. 나신평은 이 숫자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그래프상 230% 안팎에 달했다. 다음으로 이 비율이 높은 곳은 아이엠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메리츠캐피탈 순이다.
나신평은 이번 모니터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다른 캐피탈사로는 MG캐피탈, 무림캐피탈, DB캐피탈 등을 꼽았다. 이들은 PF대출 요주의이하 비중이 40%를 상회하는 등 주의 모니터링 기업들보다 PF대출 건전성 저하가 빠르게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보유 자기자본과 대손충당금 등 손실완충력이 익스포져 규모 대비 높다는 점을 고려해 주의 모니터링 기업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으나, 늘어나있는 건전성 열위 자산들의 부실정리 진행 상황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PF와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들(나신평)
한편 나신평은 자사 신용평가대상 26개 캐피탈사들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주의’및 ‘중점’ 모니터링 대상을 매년 선정하고있다.
나신평은 PF대출 신규 취급 및 잔액 감소로 캐피탈 업권의 양적 리스크는 과거 대비 축소되었지만 자산건전성은 오리혀 저하되고 있다면서 이는 부동산 PF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타 여신성 자산에서도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 효과로 건전성 열위 자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실제 나신평 평가대상 26개 캐피탈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9%에서 작년 말 3.2%, 지난 6월 말 3.6%로 최근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PF대출과 대기업 대출을 제외하면 건전성 저하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나신평은 밝혔다.